[히메세라] 괴물예찬론 - I love you to the moon and 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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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모루   KPC 오야유비히메
PL. 큐니   PC 세라 크루

 

이하 스포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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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예찬론
 
W. 청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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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l of Cthulhu 7th EditionFan-made Scenario
 
가끔은 생각해,이런 나도누군가를 구하는 영웅이 될 수 있었을까.
 
GM. 모루   KPC 마이아
 
PL. 큐니   PC 세라
 
2023. 02. 11.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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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뜨지도 않은 새벽,
 
알람 소리가 잠을 깨웁니다.
 
버스로 20분,
 
한 번 갈아타서 지하철로 30분.
 
엘리베이터와 계단으로 이동하는 시간까지 계산하면 지금 일어나야 회사에 지각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건조한 눈을 문지르며 커피를 내리면,
 
뉴스에서는 아나운서가 심각한 표정으로 오늘도 한층 더 다가온 외계 행성에 관해 보도합니다.
 
“크리쳐 사태가 종식되었음에도 새롭게 나타난 인류를 향한 위협에 안전 지대의 대부분이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
 
육안에 보이는 정도의 크기에서 하늘의 반을 뒤덮을 때까지 그리 긴 시간은 걸리지 않았습니다.
 
낯선 행성의 방문에 관해 길거리에서 사람들에게 인터뷰하는 모습까지 보입니다.
 
“너무 무서워요.”
 
“외계인의 침공?”
 
“지금이 우리에게 영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가볍게 흘려듣던 글로이는 문득 영웅이라는 말에 TV를 봅니다.
 
척봐도 수상해 보이는 사람들이 하얀 로브를 입고 정면을 똑바로 응시하며 입을 뗍니다.
 
“하지만 두려워 마세요, 영웅은 곧 돌아옵니다. 우리는 구원받을 것입니다.”
 
무언가 대책이 있나 싶었는데, 그냥 평범한 사이비 종교였나봅니다.
 
보온병에 커피를 옮겨 담으면, 나갈 시간입니다.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면, 버스 시간표를 볼 수 있습니다.
 
늘상 타고 다니는 버스는 칼같이 3분 후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벤치를 보면 지나치게 큰 후드집업을 입고 모자를 뒤집어쓴 5살 남짓의 아이가 무릎을 껴안고 앉아있습니다.
 
글로이:(아 이 버스 놓치면 지각하는데...) ...얘 여기서 뭐하니?
 
아이는 말을 걸어도 대답하지 않습니다.
 
꼼짝도 하지 않고 그저 정류장에 앉아 있습니다.
 
이어 아이는 천천히 고개를 듭니다.
 
글로이:아가야...?
 
어떤 의지가 보이지 않는 멍한 얼굴입니다.
 
자세히 보니, 무릎이나 팔 곳곳에 멍과 생채기가 알록달록하게 새겨져 있습니다.
 
아이는 다른 곳을 응시하며 입만 뻐끔거립니다.
 
그때, 길 건너에서부터 하얀 로브를 입은 사람들 한 무리가 건너옵니다.
 
그들은 아이와 글로이를 발견하곤 가까이 다가옵니다.
 
흰 로브를 입은 사람들:여기 있었구나! 폐를 끼쳐 죄송합니다. 이 아이는 저희 소속입니다. 자, 가자.
 
그 모습은 굉장히 익숙합니다.
 
글로이는 이들이 TV에 나왔던 사이비 종교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글로이:아니, 저... 잠시만요! 지금 애가 엄청 다쳤는데 치료는요?
 
아이는 그들을 보더니 안색을 굳히고 글로이의 옷깃을 살짝 잡습니다.
 
미미하게 고개를 흔들기까지 합니다.
 
사이비 종교의 관계자:다쳤다니요? 그런 사실 없습니다.
 
글로이:지금 그거 잘못하면 유괴고 납치예요 감빵 한 번 들어가보실래요?
 
사이비 종교의 관계자:어휴, 꼰대예요 뭐예요? 가자니까, 얘야. 왜 이러는 거니? 이러면 착한 아이가 아니지. 또 교육을 받고 싶은 거야?
 
사이비 종교의 사람들은 아이를 엄한 투로 꾸짖습니다.
 
이어서 억지로 데려가고자 손을 잡아끌기까지 합니다.
 
아이가 이를 거부하자 가장 앞에 선 사람이 폭력을 휘두르려는 듯 손을 높이 듭니다.
 
글로이:아니 진짜 이 사람들이 의복이랑 정신머리랑 같이 두고 다니나...!(아이를 제 뒤로 감췄어.)
당신도 자유의사가 있듯이 얘도 자유의사 있어요! 경찰신고하기 전에 안 꺼져요???
 
글로이가 아이를 뒤로 감추고 사이비에게 항의하자, 무언가 피어오르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SYSTEM : 핸드아웃 '용기'가 공개됩니다.
 
용기
 
그리고 세상은 당신에게 용기를 요합니다.
 
용기 판정.
 
글로이:
용기 Roll
기준치: 30/15/6
굴림: 60
판정결과: 실패
 
당신의 뒤에서 아이가 당신의 옷자락을 꾹 잡습니다.
 
사이비 종교의 관계자는 당신에게 아이를 돌려줄 것을 요구합니다.
 
글로이:(조금 움찔거리다가 상사에게 깨졌던 나날들을 떠올렸지. 걔네가 무섭냐 얘네가 무섭냐 아 당연히 상사지 뭘 물어!!!) ...걱정마. 쟤네는 내 돈줄 아니라서 안 쫄려.
(저 손이 제게로 날아올까 겁먹어하면서도 일단은 버티고 섰어.) 옷. 꽉 잡아야 해 알았지?
 
다시, 당신은 용기를 짜냅니다.
 
글로이:
용기 Roll
기준치: 40/20/8
굴림: 99
판정결과: 대실패
 
당신은 문득 이렇게까지 해야 할까, 생각합니다.
 
그러는 중에 당신의 눈앞에서 아이가 질질 끌려갑니다.
 
아이가 당신에게 도움의 눈빛을 청합니다.
 
글로이:아니 저기 저기요! ...아니 야!!!(늦고 깨지고 혼날 걸 생각하면 머리가 아찔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지나칠 거면 처음부터 모른체 해야했다. 저는 영웅도 아니고 출퇴근의 노예지만...) 애 놓고 가라고 이 흰살생선같은 놈들아!!!(끌려가는 아이의 팔을 잡으려 했어.)
 
용기 판정.
 
글로이:
용기 Roll
기준치: 50/25/10
굴림: 34
판정결과: 보통 성공
 
글로이는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아이를 안아 들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사이비 종교의 관계자:이게 무슨 짓이죠? 이건 납치예요. 저희 아이를 돌려주시죠.
 
사이비 종교의 관계자들이 얼굴을 일그러뜨리고 손을 뻗습니다.
 
글로이:아 그러세요~? 얘한테 물어봐요~ 아가 저쪽이 좋아~ 이쪽이 좋아? 어머나! 이쪽이 좋다는데요? 부모인지도 모를 분들이 하실 말씀은 아닌 거 같은데요???
(손을 뻗으나 무시하고 피하려 했어.)
 
SYSTEM : 펄프 재능 <맷집>을 부여 받습니다.
 
SYSTEM : 운 10점을 사용해 전투 한 라운드에 들어오는 피해를 5점까지 면할 수 있습니다.
 
어디로 도망쳐야 할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눈앞의 아이를 구하기 위해 일단 달립니다.
 
뒤에서부터 당신을 뒤쫓는 소리와 짜증 섞인 욕설이 들립니다.
 
다가오는 종말,
 
엉망이 되어버린 하루,
 
부서진 쳇바퀴,
 
그리고 생애 첫 일탈.
 
글로이:미칠 거면 곱게 미칠 것이지 왜 애들을 학대하고 난리야...!(도망치면서 궁시렁 궁시렁...)
 
SYSTEM : 용기가 10 상승합니다.
 
당신의 품에 안긴 아이가 처음으로 입을 뗍니다.
 
아이:가야 하는 곳이 있어요. 그런데 혼자서는 갈 수가 없어서…….
 
글로이:가야 하는 곳? 거기가 집이니?
 
아이:아뇨... 그런 건 아니지만, ...
 
아이는 묵묵하게 손목에 있는 기기를 조작해 좌표를 띄워줍니다.
 
여기서부터 3블럭 떨어진 거리의 가장 높은 건물입니다.
 
건물명은 X 제약회사라고 하네요.
 
버스는 운행하지 않고,
 
지하철이 있는 대로변에는 사이비 종교의 관계자들이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달려서 갈 수 밖에 없네요.
 
글로이:하... 이거 출근은 글렀네... 잠깐만?(통신기를 키더니 메신저를 켰어. [부장님...제가...콜록...너무...아프네요...오늘은 쉴게요...]) 응 이걸로 됐어. 자 가자! 너 여기 혼자두면 또 잡혀갈 거 같으니. 목적지까지는 데려다 줄게.
 
아이:네에, 감사합니다...
 
아이에게 질문을 할 수 있습니다.
 
글로이:(열심히 X제약으로 움직이면서 입을 열었어.) 그러고보니 이름이 뭐야? 몇살이고? 부모님은 음...사정상 못 만나는 거야?
 
아이:아, 제 이름은 오데트예요.
 
오데트:...부모님이랑은 사정상 못 만나고 있어요.
 
글로이:딱해라... 어쩌다가 그렇게 된 건지는 말하기 힘들겠지? ... 저 회사로 가려는 이유가 뭐야? 저기에 뭐가 있어?
 
오데트:...네. 거기로 가려는 이유는 '영웅을 깨우기 위해서'예요.
 
글로이:...영웅? 으음 요즘 그런 애니메이션이 방영됐었나...? (꼴이 밥 못먹은 쥐돌이 같은 오데트 보더니) 목마르거나 그러지는 않고? 가서 자판기라도 있으면 음료수는 하나 사줄게.
 
오데트:헤헤, 아니에요. 가보시면 알게 될 걸요. (못먹은 쥐돌이...) 요즘 자판기에 단팥사과파인애플불닭볶음밥 음료수같은 거 밖에 안 팔더라고요. 배고프긴 하지만... 그건 좀 그래서. 어...
 
대화를 나누다보니 어느새 추격이 따라붙어있습니다.
 
아까와는 다른 인원이 두 사람을 쫓아옵니다.
 
글로이:어우 저러니까 쟤네가 연애를 못 하지! 야! 집착남은 매력 없어!
 
빠르게 자리를 벗어나보지만,
 
그 중 한 명이 이쪽을 향해 총을 겨눕니다.
 
SYSTEM : 회피 불가.
 
SYSTEM : 글로이에게 1d10의 데미지가 들어옵니다.
 
글로이:6
아윽...이래서 총기소지 불법으로 해야 한다니까...
 
탕!
 
그와 동시에 스파크가 튑니다.
 
총을 맞은 부분을 확인해보면,
 
내부의 회로와 부품이 드러나 흉한 모습입니다.
 
SYSTEM : 핸드아웃 '글로이'가 공개됩니다.
 
글로이
 
SYSTEM : 펄프 재능 <강심장>을 부여 받습니다.
 
SYSTEM : 다른 사람을 공격하거나, 부상을 보거나, 시체를 보았을 때의 이성 손실을 무시합니다.
 
총알은 계속해서 쏟아집니다.
 
아무리 내구도가 높은 안드로이드라고 해도,
 
빗발치는 탄환 속에서 아이를 지키며 손상을 줄일 수는 없습니다.
 
오데트:죄송해요, 저 때문에…….
 
글로이:...괜찮아. 나는 또 있어도 너는 또 없잖아. 그러니까 괜찮아.
 
용기 판정.
 
글로이:
용기 Roll
기준치: 70/35/14
굴림: 99
판정결과: 실패
 
여기서부터는 따로 가라고 한다거나, 포기하고 아이를 건네줘도 될 것 같은 기분입니다.
 
글로이:(놓고가면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면 이 아이는? 안드로이드는 수리를 할 수도 있지만 이 아이는...) 치료와 수리는 왜 같이 못 쓰는 단어인지 알아?
그건 대체품이 있냐, 없냐를 가르는 아예 다른 말이기 때문이야.
무서워서 튈 거면 진즉에 튀었어야지...
 
오데트:...그, 그래도...
 
글로이는 다시 용기를 쥐어짜냅니다.
 
글로이:괜찮아. 사람도 총 맞는다고 바로 안 죽는데 안드로이드는 얼마나 더 튼튼하겠어?
용기 Roll
기준치: 80/40/16
굴림: 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글로이는 용기를 내서 오데트를 끝까지 데려다주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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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덜너덜해진 안드로이드가 아이를 안고 X제약회사의 지하층에 돌입합니다.
 
보안을 해제한 것은 다름이 아닌 아이입니다.
 
안드로이드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성한 곳은 없습니다.
 
눈앞에 거대한 실험관들이 보입니다.
 
진귀한 풍경입니다.
 
더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생물,
 
크리쳐가 용액 속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를 안은 안드로이드가 향한 곳은 가장 깊숙한 곳입니다.
 
아이가 그곳을 가리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이 갇힌 실험관까지 도달하자,
 
글로이:대체 이런 데를 어떻게 알아낸 거니?
 
오데트:...헤헤.
 
곧 당신의 몸이 고장을 알립니다.
 
눈 앞으로 붉은 신호가 점멸합니다.
 
글로이:...일만하다 죽으니 화끈하게 일 한 번 치고 가는 것도 나쁘지 않네 뭐.
 
안드로이드는 그대로 무릎을 꿇고 쓰러집니다.
 
아이는 언젠가부터 울고 있습니다.
 
글로이:...혼자 갈 수 있지?
 
눈 앞에 버튼이 있습니다.
 
누르겠습니까?
 
글로이:(마지막이라고 자비를 베풀어주는 건가... 이런거 보통 건물 폭파 버튼 같은 거 아니었나? 알게 뭐람. 어차피 시원하게 저지른 일탈 끝까지 가보자고.)(버튼을 누르기 위해 손을 뻗었어.)
 
마지막으로, 안드로이드는 전선과 회로의 덩어리로만 존재하는 검지로 실험관의 버튼을 누릅니다.
 
그러자,
 
실험관 내부에서 울컥, 하고 기포가 올라오더니 내부로 이어진 전선으로 전기가 흐르기 시작합니다.
 
이것으로 당신의 임무는 끝났다는 생각이 듭니다.
 
안드로이드 시스템이 종료됩니다.
 
송출되던 눈앞의 영상이 차츰차츰 흐려집니다.
 
지긋지긋하던 하루의 연속,
 
어쩌면 이것은 간신히 얻어낸 휴가일지도 모릅니다.
 
오데트:있잖아요, 이런 말… 조금도 위로가 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아이는 안드로이드의 손을 잡고 말합니다.
 
오데트:당신은 세계를 구한 거예요.
제 이름은 오데트, 당신의 이름은 뭔가요?
 
신체를 구성하는 은빛 부품이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아갑니다.
 
그 원심력을 따라 돌아가는 것은 프로그래밍된 일과,
 
약간의 전류,
 
그리고 당신.
 
어쩌면 수백억분의 일의 확률로 발생된 오차.
 
전원을 구동하던 마지막 바퀴가 원을 그리며 느릿하게 굴러갑니다.
 
이 마음이 연산의 결과라면 세상은 거대한 기계장치일 거야.
 
가끔은 생각해,
 
이런 나도 누군가를 구하는
 
영웅이 될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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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이:(A버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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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을 도와주는 산소 마스크,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쓰디쓴 액체,
 
전신에 엉겨 붙은 전선,
 
양손을 구속하는 쇳덩이,
 
그리고,
 
터질듯 빨리 뛰는 심장.
 
덜컹, 소리와 함께 실험관이 열리고,
 
세라는 액체와 함께 앞으로 쏟아지며 바닥을 구릅니다.
 
갑작스럽게 들이차는 산소에 폐가 아려와 숨 쉬기가 힘들고,
 
억지로 뜯겨져 나가는 전선이 따갑습니다.
 
바닥에 주저앉아 한참이나 헐떡인 끝에,
 
주변의 풍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곳은 실험관이나 연구 자료로 가득한 어딘가의 실험실입니다.
 
푸르스름한 빛이 실내에 고여 주기적으로 깜빡거립니다.
 
어두운 종이로 뒤가 덧대인 유리창에 당신의 모습이 비칩니다.
 
세라 역시 환자나 입을 법한 옷을 입고 있습니다.
 
창백한 인상입니다.
 
그리고 당신의 앞에는 아주 어린 아이가 서있습니다.
 
아이는 죽은 듯이 누워있는 안드로이드 옆을 지키고 있습니다.
 
세라가 몸을 일으키자,
 
아이는 안드로이드의 눈을 감겨주곤 이쪽으로 다가옵니다.
 
오데트:정신이 드세요?
 
아이의 얼굴은 굉장히 낯익습니다.
 
채도가 낮고 밝은 머리,
 
그리고 푸른색 눈.
 
자세히 살펴보면, 오데트(델타)와 굉장히 닮았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외형이 한참 어려보인다는 부분이겠죠.
 
그 얼굴을 본 순간,
 
세라는 아주 예전의 일을 떠올립니다.
 
오데트와 콘라드,
 
승급전,
 
그리고 마이아.
 
그러고보니 마이아는 어디에 있죠…?
 
오데트:구하러 왔어요.
 
세라:...어라 당신은... (정신없이 주변을 인지하다가 간신히 목을 쥐어짜 말을 뱉었어.) 분명...오데트...님...
 
오데트:용케 알아보셨네요. (!) 몸은 좀 괜찮으신가요? (...)
 
세라:어떻게...잊겠어요. 저는 괜...괜찮...(그러면서도 콜록거렸어. 오랜만에 밖에 나온 사람처럼 몸이 말이 아니었지.)...큰 문제는 아니에요. 다른...다른 분들은 그러면...
 
오데트:어, 어라. (뽈뽈 다가가서 까치발 하고는 네가 괜찮은지 보려 볼에 두 손 챱.) 콘라드와 마이아 씨는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어요.
 
세라:(뺨 챱...잡힘.) 정...말로 괜찮아요... 오데트 님도 나머지 두 분은 어디 계신지 모른다는 거죠...? 애초에 그럼 여기는...어딘 거죠...? 아니 지금은 언제냐고 물어야하는 게 맞을까요...
 
오데트:(조물...) 여긴 X 제약 회사예요. 세라 씨가 산 채로 포획되어 있다는 정보를 얻어서, 구하러 왔어요. (...) 어디부터 말씀드려야 할까요. AOC에 의해 악신이 소환되고, 세라 씨는 아자토스의 찌꺼기와 싸우다 죽으셨어요. 이후 남은 사람들끼리 신 정부를 수립해 이어나가다, 테러가 발생했고요. (여기까지는 세라도 아는 정보. 하지만...) 저는 잡혀가서 능력을 추출당하는 실험을 당해서 이렇게 체구가 작아졌어요. 악신은 퇴치되었지만 원인 불명의 멸망은 진행중이에요. 저도 실험실에만 갇혀 있어서 정확히는 모르지만, 두 사람을 납치한 사이비 종교는 무언가 알고 있을지도 모르죠. ...제가 아는 건 이정도네요. (!) 도움이 되셨나요?
 
세라:일단...도움은 됐어요. 고마워요 오데트 님. 히메 님이랑 콘라드 님은 다른 곳으로 잡혀갔고... 오데트 님은 운 좋게...(눈을 감은 안드로이드 살짝 보다가) 아니... 필연적 만남을 통해 도움을 받아 여기까지 오신 거군요. 능력을 추출당했다니 끔찍해요... (한숨을 쉬더니) 그러면...그 사이비 종교 집단을 치러 가야겠네요...?
 
오데트:앗, 납치 당한 건 저희죠. (처량...) 헤헤, 네. 필연적 만남. ...그렇죠, 그 방법밖에는 없을지도. 아니면... 방법을 찾아볼게요. 여기 주변이라도 둘러보고 계실래요?
 
세라:아. 죄 죄송해요 막 나와서 제가 잘못 이해했나 봐요...! 그래도 결과적으로는 거기를 치는 수밖에 없을 것 같지만... 알겠어요. 혹시 모르니 주위를 둘러볼게요. 오데트 님은 잠시 여기 계세요.
 
실험실 내부를 조사할 수 있습니다.
 
연구 자료좌측 실험관우측 실험관특별 보관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세라:(일단 연구자료를...저를 가지고 대체 뭘 연구를 한 걸까요...)
 
 ❅ 연구 자료 ❅ 
 
세라를 집중적으로 연구한 결과가 나와있습니다.
 
키, 체중, 이름, 신변에 관한 모든 정보 뿐만이 아니라 세포 단위로 당신을 분석했습니다.
 
물론 대부분이 ‘불명’으로 나와있습니다.
 
가볍게 훑어 보는 도중 형광펜으로 강조된 문장을 발견합니다.
 
‘▒▒전의 신체 구조 데이터와 99% 이상 일치하지 않음'
 
다른 곳을 둘러볼 수 있습니다.
 
세라:(무슨 말인지 모르겠네요... 무엇보다 저도 저에 대해 잘 모르는 걸요...)(좌측 실험실로 갔어.)
 
 ❅ 좌측 실험관 ❅ 
 
금속형 크리쳐가 보관되어 있습니다.
 
파편 별로 조각난 크리쳐,
 
통째로 포획되어 가사 상태에 빠진 크리쳐,
 
의식이 있는 크리쳐…….
 
그 중 하나가 안구로 추정되는 부분을 데로록 굴려 이쪽으로 시선을 둡니다.
 
어쩐지 형용할 수 없는 기분이 듭니다.
 
다른 곳을 둘러볼 수 있습니다.
 
세라:이러니 크리쳐들이 화나서 더 공격하는 게 아닐까요...(오싹한 기분에 팔 문질문질...)
(우측 실험관으로 고개를 돌렸어. 여기도 크리쳐가 있나?)
 
 ❅ 우측 실험관 ❅ 
 
생체형 크리쳐가 보관되어 있습니다.
 
잘려나간 크리쳐의 일부부터,
 
포획되어 가사 상태에 빠진 크리쳐,
 
의식이 있는 크리쳐…….
 
그 정체를 아는 당신으로서는 인체 실험으로 밖에 느껴지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형용할 수 없는 기분이 듭니다.
 
세라는 도합 몇십 체의 크리쳐가 이곳에 갇혀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다른 곳을 조사할 수 있습니다.
 
세라:모르고 이걸 진행했을리가... 없어요. 이런걸 해서 대체 무슨 이득이...(특별 보관실을 살펴봤어. 뭘 별도로 보관한 거지?)
 
 ❅ 특별 보관실 ❅ 
 
엄중한 소독 절차를 거친 뒤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실 평수는 굉장히 좁습니다.
 
크리쳐와 관련된 물건과 증거품이 보관되고 있습니다.
 
관찰 판정.
 
세라: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깨끗하게 복원된 제복과 무기를 발견합니다.
 
환자복은 활동하기 불편하니, 갈아입을 수 있습니다.
 
세라:언제 싸우게 될지 모르니 이걸로 갈아입어야 겠어요...(꾸물꾸물 갈아입음...)
 
세라는 제복으로 갈아입습니다. 새 옷! 손도 깔끔.
 
전부 돌아보고 나오면,
 
세라는 오데트가 창백한 안색으로 바닥에 쓰러져있는 장면을 목격합니다.
 
상태를 확인하면 오데트가 기침하며 말합니다.
 
세라:오데트 님...?!
 
오데트:괜찮아요, 실험 후유증 때문이니까...
저는 여기에 두고 가세요. 방금 통신기를 찾아 예전에 사용했던 AOC 전파에 잡히도록 연락을 넣었으니 운 좋으면 지원이 올 거예요. 지금 AOC로 가면 그 사람을 만날 수 있을 거니까, 조심, …….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한 채, 오데트는 기절해버립니다.
 
자세히 보니 입술에 각질이 일어나있고,
 
야윈 팔다리 곳곳에 멍자국이 있으며,
 
영양 상태가 굉장히 나쁩니다.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지 전혀 알 수 없네요.
 
오데트가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 결국 이해하지 못했지만,
 
이 시기에 AOC라고 하면…….
 
세라가 죽은 이후의 마이아,
 
안대를 착용한 채 전광판에 나오던 모습 밖에 떠오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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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가 X제약 회사 밖으로 나오면,
 
바깥의 풍경은 예전에 본 미래와 확연히 다릅니다.
 
푸른 빛을 발하는 중앙관리체제가 떠있고,
 
안드로이드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돌아 다니긴 하지만,
 
공통점은 그것 뿐입니다.
 
군데군데 폐허가 된 건물,
 
길거리에 앉아서 하늘을 올려다 보는 사람들,
 
천공에 거대하게 드리운 행성의 그림자,
 
파손된 도보.
 
차가 다니지 않는 도로를 따라 걷다 보면,
 
전광판에서는 아나운서가 불안한 표정으로 입을 열어 말하고 있습니다.
 
“크리쳐 사태가 종식되었음에도 새롭게 나타난 인류를 향한 위협에 안전 지대의 대부분이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
 
낯선 행성의 방문에 관해 길거리에서 사람들에게 인터뷰하는 모습까지 보입니다.
 
“너무 무서워요.”
 
“외계인의 침공?”
 
“지금이 우리에게 영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척봐도 수상해 보이는 사람들이 하얀 로브를 입고 정면을 똑바로 응시하며 입을 뗍니다.
 
“하지만 두려워 마세요, 영웅은 곧 돌아옵니다. 우리는 구원받을 것입니다.”
 
문득 세라의 등에 소름이 돋습니다.
 
정신을 잃기 전,
 
테러가 일어난 안전지대에서 눈을 떴을 때 세라를 공격한 사람과 목소리가 완전히 똑같습니다.
 
AOC라고 해서 그렇게 깨끗한 상태는 아닙니다.
 
입구를 지키던 세큐리티까지 전부 도망쳤는지,
 
건물은 텅 비어 있습니다.
 
어디로든 가볼 수 있지만,
 
소장의 방을 제외하고는 전력도 돌지 않는데다가 쥐가 들끓어 다니기 좋은 곳은 아닙니다.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폐건물입니다.
 
회귀라는 사실이 지금도 크게 실감나진 않지만,
 
어떻게 봐도 세라가 겪었던 일과는 확연히 다릅니다.
 
원래대로라면 마이아가 안전지대를 크게 부흥시켜서,
 
세라가 올 때까지 평온하게 안전지대를 수호해야 하지 않나요?
 
지금 상태로는 당장 멸망해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AOC 역시 망한지 오래고요.
 
소장실로 향할 수 있습니다.
 
세라:나머지는 둘러볼 필요도 없겠네요... 히메 님이 계셨다면 이정도로 되지는 않았을 텐데...히메 님은 어디에...(소장실을 향해 나아갔어.)
 
엘리베이터도 운행하지 않으므로 최고층까지 걸어서 올라가야 합니다.
 
소름 끼치는 물소리, 그리고 문을 열 때마다 귀를 자극하는 녹슨 소리를 이기고 최고층으로 향합니다.
 
섬뜩한 기분과 함께 복도를 지납니다.
 
낯선 기시감이 스쳐 지나가고,
 
소장실의 문을 열면…….
 
누군가가 거대한 전면창을 등지고 서있습니다.
 
전신에 딱 달라붙는 롱 코트,
 
깔끔하게 고정한 안대,
 
꼿꼿하게 선 자세,
 
그리고,
 
하나로 올려 묶은 붉은 머리.
 
붉은 머리?
 
나타샤:AOC의 전 영웅이 여긴 어쩐 일로 오셨습니까.
 
세라는 안대를 착용한 나타샤와 마주합니다.
 
짙게 다크써클이 내려온 눈가,
 
초췌해질 대로 초췌해져 움푹 패인 양뺨이 씰룩거리며 반항적인 미소를 지어냅니다.
 
나타샤:독이 든 와인이라도 대접할까요?
 
간단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
 
세라:...아뇨 대접받으러 온 건 아니라서요. ...단도직입적으로 물을게요. 히메 님을 못 보셨나요?
 
나타샤:히메? 당신 파트너 이야기인가요. 유감입니다만, 당신이 죽고 나서는 코빼기도 못 봤네요.
 
세라:...?(분명...히메 님이 현장을 수습하고... 그랬을 텐데...?) 그러면... 그일 이후... 지금까지 당신이 관리하고 있었던 건가요?
 
나타샤:네, 에보니의 유언을 따라 제가 지금까지 관리해 왔습니다. 하지만... (인상을 썼다.) 그 멍청이 이야긴 하고 싶지 않네요.
 
세라:...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유독 피곤에 쩔어보이는 표정이 계속 눈에 들어왔지.) 악신을 괴멸하면 다 될 거라 생각했는데...밖에는 아직도 멸망이 종식되지 않았다고 하고...이상한 사이비들이 돌아다니고 있어요. 이에 대해 아는 거 있나요?
 
나타샤:없어요. 그런데 죽은 당신은 왜 살아있는 건지. (...)
 
세라:...저도 설명할 방법이 없어요. 눈을 떴더니 여기라서요... 그러면 지금 나타샤 님이 중앙관리 체제를 담당하고 계신 거죠?
 
나타샤:네, 그말대로요. (...) 갑자기 살아났다니, 그거 참 이상하네요.
 
이성 판정.
 
세라:
SAN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31
판정결과: 보통 성공
 
SYSTEM : 세라, 이성 1 감소.
 
당신은 대화 도중에 위기감을 느낍니다.
 
관찰 판정.
 
세라: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53
판정결과: 실패
 
세라는 아무것도 볼 수 없었습니다.
 
나타샤:...지금 가면 그냥 보내드릴게요. 당신을 보면 어쩐지 동류를 보는 것 같거든요.
 
나타샤는 1차적으로 세라에게 물러날 것을 요구합니다.
 
관찰 판정.
 
세라: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69
판정결과: 실패
동류...요?(정말로 물러나도 되는 건가? 라기에는 너무 순순했어. 이상하리만치.)
 
문득 나타샤의 옆으로 시선이 옮겨갑니다.
 
아무렇게나 밀려난 소장용 테이블,
 
그 위에는 서류가 놓여 있습니다.
 
그 서류에 찍힌 문양은 당신이 연구소에서 본 것과 같습니다.
 
그리고 그 연구소는,
 
사이비 종교의 것이었죠.
 
WARNING : 전투 발생!
 
품에서 단도를 꺼낸 나타샤의 기습입니다.
 
거리를 단숨에 좁혀와,
 
장거리 탄환을 쓸 겨를이 없습니다.
 
대 크리쳐 살상용 무기는 근접 모드만 사용 가능합니다.
 
나타샤:마음 같아선 그냥 보내드리고 싶었는데요.
 
숨결이 닿을 듯 가까워진 거리에서 단도를 쥔 손에 힘을 주며 나타샤가 웃습니다.
 
그 얼굴에 보이는 광기는 분명히 익숙합니다.
 
그야, 세라는 그 손으로 똑같은 표정을 지은 마이아를…….
 
나타샤:이대로 두면 계획에 방해가 될 것 같아서.
 
하지만 망설일 시간은 없습니다.
 
세라:핑계 한 번 좋으시네요...!(근접 모드로 바꾼 무기로 저도 대응하려고 했어.)
 
나타샤:핑계라니, 거짓말 아닌데요? (무서우리만치 그 때의 마이아와 똑같은 표정으로,)
 
SYSTEM : TFR에서 습득한 스킬, 눈의 검과 얼음 방패 사용이 가능합니다.
 
SYSTEM : 전투가 시작됩니다.
 
SYSTEM : 턴은 세라>나타샤의 순으로 진행됩니다.
 
세라의 턴.
 
세라:
대 크리쳐 살상용 무기 (근거리 개량)
기준치: 65/32/13
굴림: 1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3
...(익숙한 표정이었지. 무기를 잡은 손에 더 꽉힘을 줬어.)
검
2
 
나타샤:
회피
기준치: 50/25/10
굴림: 93
판정결과: 실패
 
SYSTEM : 나타샤, 회피 실패.
 
SYSTEM : 나타샤 HP -5.
 
나타샤의 턴.
 
나타샤:허, ...각오하세요.
 
세라:... 아무나 영웅하는지 아세요?
 
나타샤:
단도
기준치: 95/47/19
굴림: 1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14
 
세라:
회피
기준치: 49/24/9
굴림: 30
판정결과: 보통 성공
방패
2
 
SYSTEM : 세라, 회피 실패.
 
SYSTEM : 데미지 경감으로 인하여 HP -12 감소.
 
나타샤:어라, 아쉽네요.
 
세라의 턴.
 
세라:이상한 신 공격도 맞고 다 맞아봤는데... 평범한 이들의 손에 맞아 죽을 수는 없잖아요...!
대 크리쳐 살상용 무기 (근거리 개량)
기준치: 65/32/13
굴림: 38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5
검
1
 
나타샤:
회피
기준치: 50/25/10
굴림: 59
판정결과: 실패
 
SYSTEM : 나타샤, 회피 실패.
 
SYSTEM : 나타샤 HP -6.
 
나타샤의 턴.
 
나타샤:유언이라도 들어볼까요?
단도
기준치: 95/47/19
굴림: 1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6
 
세라:
회피
기준치: 49/24/9
굴림: 85
판정결과: 실패
방패
4
 
앗... 하늘에서 축복이...
 
SYSTEM : 세라, 회피 실패.
 
SYSTEM : 데미지 경감으로 인해 HP -5 감소.
 
...
 
나타샤는 입에 고인 침을 뱉고 살벌한 눈으로 이쪽을 응시합니다.
 
맞닿은 칼날 사이로 끼기긱,
 
스산한 소리와 함께 스파크가 튑니다.
 
그때, 나타샤의 나머지 손에서 무언가가 나옵니다.
 
단숨에 거리를 다시 벌린 나타샤가 던진 것은…….
 
수류탄입니다.
 
회피 판정.
 
세라:
회피
기준치: 49/24/9
굴림: 97
판정결과: 대실패
 
세라는 재빠르게 몸을 날려 수류탄에서 거리를 두고 바닥을 구르지만,
 
수류탄이 폭발하며 전면창이 깨집니다.
 
굉음과 함께 큰 여파가 발생합니다.
 
AOC 건물 창문 밖으로 튕겨져 나온 세라의 뒷목을 타고 식은 땀이 흐릅니다.
 
잊고 있었나요?
 
소장실은 최고층입니다.
 
그리고 AOC는 지상 37층까지 있는 빌딩이었죠.
 
교육 판정.
 
세라:
교육
기준치: 50/25/10
굴림: 3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살던 집 근처의 37층짜리 아파트가 125m 가량이었다는 쓸모없고 무서운 정보만 깨우칩니다.
 
세라는 아무 장비도 없이 125m를 그대로 추락합니다.
 
거꾸로 된 세계가 빠르게 스쳐지나고,
 
눈을 질끈 감은 그때…….
 
누군가가 당신을 잡아 채 옆건물 창문을 깨고 그대로 난입합니다.
 
사방으로 창문 파편이 파티클처럼 날립니다.
 
팽팽하게 한계까지 당겨진 로프가 탄력 있는 소리와 함께 풀리고,
 
누운 당신의 위로 엎어진 사람이 크게 어깨를 들썩입니다.
 
분홍색의 머리카락이 이리저리 흩어지더니,
 
숨을 들이쉬며 몸을 일으킵니다.
 
지나치게 가까운 거리에 코와 코가 가볍게 맞닿습니다.
 
세라,
 
마이아와 재회합니다.
 
짧은 침묵,
 
‘생전'의 마이아와 만나는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습니다.
 
그건 그러니까,
 
당신이 AOC 옥상에서 손 하나만 붙잡고 매달려 유언을 남기던 순간이었나요.
 
하지만 감회에 젖을 시간도 없이,
 
마이아는 세라의 멱살을 쥐고 소리를 지릅니다.
 
마이아:어떻게 살아있었다고 연락 한 번을 안 할수가 있어?
 
날 구하러 왔나… 싶었는데 아무래도 나를 죽이러 온 것 같습니다.
 
세라:자...잠깐만요...! 사정 사정이 있었어요...!(설명 안 하면 살아나자마자 죽겠다...!)
 
마이아:무슨 사정? 지옥에 가서 간수들한테나 말해. (;)
 
세라:진짜 지옥가서 간수들 만나고 싸우다가 돌아왔으니까 그렇죠...!(아니긴한데 대충 맞는 걸로 치자...) 저도 이제 막 눈을 떴어요...!
 
마이아:뭐, 부활이라도 했단 소리야? ...너 죽었다는 말 들은 게 엊그제 같은데? (얼척이 없음...) 변명하지 말고!
 
세라:저 저도 이게 설명이 안 돼요...! 진짜로 죽었고...수 백...번이고 더 죽었는데...(입 우물거리다가) ...히메 님이 보고 싶어서 이렇게 돌아왔어요. 이건 진짜얘요...
 
마이아:수백 번? (무슨 소린지...) ...어휴, 됐어. 돌아왔으면. (한 손으로 턱 잡았다.) 가짜는 아니지?
 
세라:(너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겠지. 저 홀로만 이해하는 이야기. 하지만 이전의 너도 그런 이야기를 수백편을 써내려갔으니, 이번에는 제가 그런 이야기를 하나쯤 지니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 ...가짜 아니에요...! 진짜라고요...! 오데트 님덕분에 간신히 구해져서 여기까지 왔는데... 억울해요...!
 
마이아:(이내 네 턱을 놓았다. 평소같은 한숨을 내뱉었고,) 그래, 그으래. 오데트가 나보다 선빵을 쳤다 이거지? (...) 내가 늦다니. (중얼거렸다.) 그건 그렇고, 죽기 직전에 있었던 일 기억해?
 
세라:예? 어느정도는 기억해요... 다같이 병문안을 가고...오데트 님과 콘라드 님이 사이가 좋았고 그런거요. 커플금지도 했었고...(이것저것 나열하다가) 오데트 님이 먼저 구해주시기는 했지만... 저는 히메 님이 가장 보고 싶기는 했으니까요 헤헤... 아차, 콘라드 님 못 보셨나요...?
 
마이아:병문안? 사이가 좋아? 커플 금지? ...그거 혹시 승급전 끝나고 휴가 받았을 때 이야긴가? ... 죽기 직전이라니까? 악신이 강림했을 때 말이야.
기억 못 하는 거 맞지? (눈 깜빡였다.) 그래, 당연히 내가 제일 보고 싶어야지. (;) 음, 콘라드? 봤어, 오늘 아침에도. 지금 파트너거든.
 
세라:아, 그때...그때면... 그냥 마지막까지 히메 님 얼굴만 보다가...의식이 꺼져서 잘 모르겠어요. 히메 님과 울며 이야기했던 것 같은데...(우물우물 이야기 하다가) 지금 파트너가 콘라드 님이에요...? 으음 복잡하네요... 제가 의식불명인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여전히 잘 모르겠어요...
 
마이아:나랑 울면서 이야기했다고? ...이상하네. 이해가 안 돼. (고개를 갸웃였다.) 그냥 이야기해 줄게. 그때 무슨 일이 있었나면...
 
...
 
잿빛 하늘, 아자토스의 일부가 강림하는 순간.
 
천둥과 번개가 안전지대에 내리꽂히고 곳곳에 크리쳐가 아닌 괴물돌이 날뛰며 민간인을 죽이고 찢어 삼키던 그때입니다.
 
세라와 마이아는 그들을 제압하고 민간인을 구출하며 어마어마한 수적 열세에서 간신히 버티고 있었습니다.
 
그때, 뒤에서부터 날아온 뾰족한 삼지창이 세라의 배를 뚫습니다.
 
심해인의 웃음소리가 머릿속에 어지럽게 돌아다닙니다.
 
마이아가 황급히 당신의 어깨를 붙잡지만,
 
‘인간'의 몸인 당신은 속수무책으로 쓰러지고 맙니다.
 
입을 달싹일 때마다 핏줄기가 입에서 흘러나오고,
 
마이아는 당신을 등에 업은 채 자리를 벗어납니다.
 
내 목소리 들리지?
 
정신 차려…….
 
아스라이 멀어지는 목소리를 마지막으로,
 
당신은 마이아의 등에서 정신을 잃었습니다.
 
하지만 마이아는 한참이나 당신의 시체를 업고 의사와 병원을 찾아다녔습니다.
 
...
 
고개를 든 세라,
 
문득 깨닫습니다.
 
마이아가 들려주는 과거는 당신이 알던 이야기와 궤가 다릅니다.
 
정신력 판정.
 
세라:
정신
기준치: 60/30/12
굴림: 76
판정결과: 실패
 
누군가들의 이야기와 바뀐 것 같은 느낌입니다.
 
에보니, 나타샤와의 이야기입니다. 그들과 바뀌었음이 틀림없습니다.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마이아는 당신의 안드로이드를 곁에 두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이 이야기대로라면…….
 
세라는 정말로 죽었어야 합니다.
 
조금도 생존의 여지도 없이.
 
그런데 어째서 테러가 발생한 순간으로 타임리프할 수 있었을까요?
 
아무튼, 잠시 재회의 시간을 나눕시다.
 
마이아:...이해 됐어?
 
세라:...잠시...잠시만요...이해는 됐어요...됐는데...(사실 하나도 이해가 되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이걸 당장 히메 님에게 이야기한다고 이해할 수 있을까...) 제 기억과는 많이 달라서 혼란스러웠어요. 제 기억의 끝에서는...(말을 흐리다가) 그래요 지금이라면 아직 뭐라도 바꿀 수 있을 거예요. 분명...
 
마이아:죽었다 부활해서 어디 고장이라도 났어? (...) 가전제품 크리쳐라? (잠깐 장난스레 웃었다가,) 기지로라도 돌아갈까. 아니면 궁금한 거라도?
 
세라:으으 고장난 거 아니에요...! 히메 님도 참...(그래 이게 훨씬 더 너다웠어. 그래서 좋았지. 이번에는 너랑 같이 fin까지 무사히 도달할 수 있을까. 반주가 사라지는 노래는 더는 지긋지긋하니까.) 돌아가면서 이야기해요... 오데트 님이 aoc에 지원 요청을 했다고 들었는데 무사하신지도 궁금하고... aoc는 그럼 아직 남아있는 건가요...?
 
마이아:고장난 거 같은데. (눈 깜빡, 이내 네 손을 잡았다. 너 없이 갑자기 끝나버린 노래도 시작된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까. 이번에는 네 손과 제 손으로 노래를 끝마칠 수 있도록.) 내가 말했잖아, 오데트가 선빵 쳤다고. 너 구하러 갔는데, 거기 덜렁 오데트만 쓰러져 있더라. 구해서 기지에 옮겨놨어. (...) 아까 봤지? 폐건물하고 소장. 그게 지금 AOC야. 난 오데트의 구출 작전을 세우고 있었고.
 
세라:이제 좀 이해가 가네요... 나타샤 님께서는 중앙관리체제에 의해 제정신을 못 차리고 있고... 이상한 사이비들과 협력하고 있는 것 같았어요. 무슨 계획을 세운 건지 무슨 이득이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요...(네 말에 고개를 끄덕였어.) 아...정말로 간발의 차로 만나지 못 한 거였네요... 그래도 지금이라도 만났으니까요... 지금부터라도 같이 다녀요... 네??
 
마이아:뭔가 꿍꿍이가 있겠지. ...에보니한테 아직도 미련이 있는 걸지도 모르고. 어찌됐든, 막아야 해. (쥔 네 손을 더 꼬옥 잡았다.) 누가 같이 안 다니겠다고 했어? 누가 그런대? (익숙한 눈웃음.) 집에나 돌아가자. 다들 기다리고 있어.
 
세라:...(오랜만에 들어보는 말이었어. 집에 돌아가자. 이 말을 하나 듣기 위해서 저는 돌아온 걸까. 그럴지도 몰랐지. 끝난줄 알았던 악보는 찢겨져 숨겨진 장이 있었고...그걸 보기 위해 저는 이제 기나긴 쉼표를 끝내고 다시 음계를 하나하나 밟기 시작한 거와 다를 바가 없었어.) 네...! 돌아가요...! 오데트 님 치료 잘 받고 계신지도... 콘라드 님도 무사하신지 궁금하고...음 사과파인애플붉닭단팥볶음밥말고 다른 음료수도 마시고 싶어요...
 
마이아:(악보가 더이상 없다면 우리가 같이 음표를 그려 악보를 완성할까, 그럼으로서 영원을 연주할까. 그런 생각들이 지나갔다.) ...그런 음료수 우리집에는 반입 금지니까 안심해. (그런 끔찍한 음료수는 대체 누가 만든 건지...)
 
세라와 마이아는 기지로 돌아갑니다.
 
가는 길은 그립고도 무척 익숙합니다.
 
여전히 어수선한 길거리 곳곳에는 그리운 가게나 건물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거대한 행성이 나타나고, 지구 멸망이니 뭐니 세상이 어수선해도 변하지 않는 것은 분명히 있네요.
 
낯선 연립 빌라 안으로 들어와서 4층,
 
가장 안에 있는 룸의 문을 열면 벽을 억지로 허물어 두 집을 합친 듯한 공간이 나옵니다.
 
일반 대원으로 보이는 사람 열 명 남짓,
 
콘라드,
 
그리고 침대 위에 누운 오데트가 있습니다.
 
마이아:나 왔어.
 
세라:저...저도 왔어요...!
 
마이아가 세라를 데리고 그 안으로 들어옵니다.
 
콘라드가 세라를 보고 가볍게 눈짓합니다.
 
옛 동료를 만나니 감회가 새롭네요.
 
비록 좋은 사이는 아니었을지라도!
 
세라:(콘스프 님은 여전히 말이 없고 행동으로 말씀 하시네요!)
 
콘라드:어서오세요.
 
콘라드는 눈을 피하며 인사합니다.
 
세라:...?(찔리시는 건가? 하긴 그 난리를 피우셨으니...) 으음 그러니까 오랜만이에요...?
 
콘라드:네. (싹바가지.)
 
마이아가 겉옷을 벗어 걸어두며 콘라드와 대화합니다.
 
마이아:오데트는 좀 어때?
 
콘라드:여전해. 정신을 못 차리고 있어.
 
이쯤 세라가 오데트와 있었던 일을 설명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세라:실험 부작용이 심한가봐요... 제가 들었던 말로는 능력을 추출당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몸도 어려지셨다고...(슬쩍 대화에 끼어들어 말을 올렸어.) 아마 좀 장시간 케어랑 치료를 동시에 받아야될지도 몰라요...
 
콘라드:...그렇군요. 오데트가 세라 씨를 구한 건 맞고요? (...)
 
세라:네... 눈을 떴을 때는 오데트 님과... 옆에는 이미 전원이 꺼진 안드로이드만 있었으니까요. 저를 구하러 왔다고 하시기도 했고요. 이상한 사이비 집단에 납치당하셨다고도 하셨어요.
 
콘라드:...하. 네, 감사합니다. 그런데 어째서 지켜주거나 보호하지 않고 그냥 가셨나요? 그대로 두면 죽을지도 모르는데!
 
세라:네...? 그야... 오데트 님께서 저보고 가라고 하셨으니까요... aoc에 연락을 취했다고도 하셨고 가장 본인이 취약한 걸 아시면서도... 제게 먼저 가보라고 하신 거면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서 였어요. 콘라드 님은 오데트 님의 말을 믿지 않으실 건가요?
 
콘라드:하, ...정 아니면 안아들고 이동했어도 되는 일 아닌가요. 안전한 장소에 숨겨두거나.
 
마이아:야, 작작 싸워. (...대가리 깬다?) 나타샤와 종교의 낌새가 좋지 않아. 잠입을 서둘러야 할 거 같거든?
 
세라:제가 있던 자리에 오데트 님이 계셨음 즉사하셨어요...(한숨 포옥...) 으음...확실히 뭔가 일을 척척 진행시키는 기분이었으니까요... 어디로 잠입하면 되나요...?
 
콘라드:(그냥 부들부들... 서있음.)
 
세라:(울지마... 울지마...)(안쓰러운 눈.)
 
콘라드:(한대 패, 말아...)
 
마이아:야.
 
세라:(감당 가능하세요...?)
 
마이아:(콘라드 머리 꿍 쥐어박음.) 잠입은 종교 건물에서 할 거야. 다음 임무에 관해 설명할게. 여태까지 우리가 조사한 결과, 지금 다가오는 행성과 종교는 밀접하게 관련되어있을 확률이 높아. 최우선은 다가오는 멸망의 진상 규명 및 대처 방안 모색이야. 최악의 경우에는…….
 
행성은 한층 더 가까워진 것 같다는 착각이 듭니다.
 
아니, 착각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마이아는 빈 탄창을 바닥에 던지며 말합니다.
 
마이아:전면전까지 각오하도록 해.
 
콘라드:(아무리 그래도 때릴 것 까지야?) 너도 세라 씨가 위험해지면 나처럼 화 낼 거면서. (우드득...)
 
세라:...언제나는 뭐 싸움 없이 넘어갔던 적이 있었나요... 하나 더 늘어날 뿐이니 상관없어요...!(씩씩하게 말하더니) 으음... 그리고 히메 님은 저를 강하게 키우셔서...
 
마이아:강하게 키웠어? (내가?)
 
세라:그쵸? 맨날 저를 죽여서 리셋시킨 건 히메 님이니까요...?
 
마이아:...그건 어쩔 수 없던 거고! 그게 방침이었단 말이야. (누군 죽이고 싶어서 죽였나. 궁시렁.)
 
세라:그걸 탓하는 건 아니니까요...~(해맑게 말하다가 궁금한게 떠올랐는지 아,하고 탄식을 뱉었어.) 그러면 언제 잠입하나요? 당장 내일...? 오늘?
 
마이아:내일 진입해도 괜찮고, 오늘 해도 괜찮고. 피곤할 거잖아. (메타적으로 네 HP는 1이니까...) 눈 조금 붙이고 가는 게 낫나 싶어서.
 
세라:(너덜너덜되는 게 일상이어서...까먹고 있었다...!) 그러면... 푹 쉬고 준비 빵빵하게 하고... 내일 바로 가요...! 늦어봤자 위험할 것 같으니까요...!
 
마이아:그럼, 그럼. 그러자. (네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 뭐 먹고 싶은 거라도 있어? 변변찮은 거 밖엔 없지만.
 
세라:아무거나 좋아요...! 스프여도 좋고...아니면 양갱같은 것도 좋고요...!
 
마이아:되게 맛 없는 걸 바라네...(양갱 싫어함.) 스프 끓여줄게. (레트로트지만.) 기다리면서... 뭐, 저 싸가지랑 얘기해도 괜찮고. (주방으로 향했다.)
 
세라:나름 배고플 때는 먹을만 한데 말이죠... 히메 님이 끓여주시는 스프라니 좋아요...! 기다릴게요...!(그렇게 콘스프와 나란히 남겨진 세라...)
 
콘라드:(...) (뭐임? 관계회복타임임?)
 
세라:(근데 항상 날을 세운 건 콘라드 님이었는데요...?) 으음 그러니까... 어떻게 히메 님을 만나게 된 건가요? 이게 궁금했어요.
 
콘라드:...갑자기? (...) 그냥 입사 동기여서 파트너가 됐었죠. 그냥 능력치 따라서 배정된 거겠지만요. (다시 침묵.)
 
세라:아뇨 아뇨 그거 말고요... 그으... 오데트 님은 정신차리니 실험을 당하고 있었다고 하고... 저도 눈을 뜨니까 무슨 실험을 당하다 실험관에서 나왔다는데... 두 분은 그 동안 어떤 걸 하신 건지 궁금해서요.
 
콘라드:흠? (...) 당신이 죽고 나서는 항상 같이 다녔죠. 나타샤의 지배에 반기를 들어서 둘이 다시 파트너를 짰거든요. 그동안 오데트의 구출 작전을 세우거나, 무작정 당신을 구하러 간다고 하는 쟤 머리를 한 대 때려주거나, 사이비 종교에 잠입할 계획을 세운다던가, ...뭐 그런, 별볼일 없는 정의감에 하는 일들 말이에요. (...) 답변이 됐나요?
 
세라:그렇군요...그렇게 된 거군요... 말씀해주셔서 감사해요. 별볼일 없는 정의감이라니 당치 않아요. 그 정의감이 쌓여야...우리가 평화로운 곳에서 다시 살 수 있게 되는 거잖아요. 그런 것마저 없었으면 더 일찍 세상은 멸망하고 아무런 기회도 잡지 못 했을 거예요... 오데트 님이 깨어나신다면 뭘 하고 싶으신가요?
 
콘라드:글쎄요, ...일단 뭘 잘 챙겨먹어야겠죠. 풍경 좋은 곳에서 산책을 하거나, 그냥 평화롭게 지내고 싶어요. ...아직까지는 안 되겠지만. 세라 씨는요? 마이아랑 하고 싶은게 있나요? (...)
 
세라:...좋은 계획이네요...! 오데트 님도 좋아하실 거예요. 저는...마이아 님이랑 못 해본 크리스마스 파티 해보고 싶어요. ...그때 선물만 주고 받았던 게 너무 아쉬웠거든요. 그리고 어디 놀러도 가고...저도 콘라드 님처럼 그냥 평범하고 평화롭게 지내고 싶어요.
 
콘라드:(하하, 낮은 웃음.) ...다들 별 거 아니고 평화로운 나날을 원하는데, 왜 그게 쉽지가 않을까요. ... (최강의 인류라는 게 이렇게 불합리한가...) (나는 최강의 인류도 아니네...)
 
마이아:거기, 무슨 말하고 있어? 이제 밥이나 먹자. (거실 식탁에 스프 세 그릇을 놓았다.) 더 먹을 사람은 갖다 먹고. (그리고 식탁에 앉았다.)
 
세라:그냥 평범한 이야기 했어요...! 식기 전에 빨리 먹어요...! (오랜만에 먹는 기분인데...아 오랜만 맞겠구나. 얼마나 저 실험관에 있었는지 알 수 없으니...) 따뜻한 스프는 역시 최고인 거 같아요...
 
콘라드:맞아, 평범한 이야기. (...) (식탁에 앉아 조용히 수저를 들었다.)
 
마이아:친하게 좀 지내라... (...아닌가? 그럼 안 되나?) 적당히 친하게 지내. (...) 맛있으면 다행이네.
 
세라:...?네에...(말이 바뀐 거 같은데?) 헤헤... 따뜻한 거 제대로 먹는 게 엄청 오랜만이라서 더 맛있는 거 같기도 해요...(한그릇 싹싹 다 비움.)
 
마이아:(머리 쓰담쓰담...) 그럴 때는 내가 한 거라 맛있다고 해야지. (;)
 
콘라드:(;) (꼴봬기 싫음.)
 
세라:아차...히메 님이 한 거라 맛있는 것도 맞아요...!
 
마이아:그래, 그래. (볼 쓰담쓰담쓰담...)
 
세라:(콘스프 님 오데트 님 없어서 외로우시구나...)
(얌전히 쓰댬쓰댬 당하는 중...)
 
콘라드:(세라 머리 꿍... 하는 상상이나.)
 
세라:(히메 님 콘라드 님이 저 자꾸 속으로 까요...)
(억울...)
 
마이아:(아무래도 죽여야...)
 
세라:(...그 좀 더 온건한 방법을...)
 
마이아:(없어.)
 
세라:(...제가 잘못했어요...)
 
마이아:(마저 볼이나 쓰담...)
 
세라:(오랜만에 만나서 그런지 유독 쓰담쓰담의 시간이 길은 거 같다...)
 
마이아:(쓰담쓰담쓰담쓰담쓰담쓰담쓰담쓰담쓰담쓰담쓰담쓰담쓰담쓰담쓰담쓰담쓰담쓰담쓰담쓰담쓰담쓰담쓰담쓰담쓰담쓰담...)
 
식사를 하고 담소를 나누다 보면, 벌써 해가 저뭅니다.
 
오데트가 누워 있는 침대 말고, 침대가 하나 더 있으니 거기에 누워서 취침하면 될 것 같습니다.
 
세라:(이제 자려고 쫄래쫄래 남아있는 침대로 감...)
 
마이아:자게? (눈 깜빡. 따라 들어와서 불 꺼주고 간다.) 잘 자, 세라. (굿나잇 키스는 좀 그런가...)
 
세라:네! 잘 자야 내일 실수도 안 하니까요...(불꺼주는 너를 바라보다가 쪼르르 일어나 포옥 안겼어.) 히메 님도 안녕히 주무세요...!
 
마이아:(어라, 안기는 널 보고 푸슬 웃음을 흘렸다가.) 실수의 화신, 실수의 크리쳐 세라 씨. (이런다.) 응, 좋은 꿈 꾸고. (이마에 살짝 입을 맞췄다가 떨어졌다.)
 
마이아와 콘라드는 불침번을 설 모양이네요.
 
세라는 체력을 회복하기 위해 침대에 들어가서 자면 되겠습니다.
 
세라:(도로롱...)(뽀뽀까지 받아서 더 잘잠...)
 
이불 안에 쏙 들어가 눈을 감으면,
 
잠들기 직전, 밖에서 마이아와 콘라드가 장난스레 다투는 말소리, 나머지 동료들의 발소리가 들려옵니다.
 
세상의 종말이 다가온다는데도 무척이나 편안하고 안정되는 소리들입니다.
 
곧 세라는 잠에 들어 의식이 점점 흐려집니다.
 
───────  ───────
 
아침이 밝았습니다.
 
오늘부터 잠입 입무가 시작됩니다.
 
잠입 인원은 세라와 마이아 두 사람으로,
 
콘라드는 의식을 잃은 오데트의 곁을 지키고자 숙소에 남습니다.
 
떠나기 전,
 
콘라드는 세라에게 와서 무례를 사과합니다.
 
이해해달라고는 하지 못 하겠지만,
 
자신에게는 부채감처럼 오데트를 지켜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다고요.
 
테러 당시,
 
오데트를 구하지 못하고 안전지대에 뒤늦게 도착해서 찾아 헤매던 지난 2년이 길고 후회스럽기까지 하단 말을 덧붙입니다.
 
콘라드:지키고 싶었던 사람이 내 손을 떠나서 크게 다치거나 망가져버렸을 때의 기분을, 누가 이해해줄 수 있을까요.
 
콘라드의 말이 끝나면, 마이아는 세라에게 종교인이 입을 법한 하얀 의복을 건네줍니다.
 
세라:...콘라드 님이야말로 이해하지 못 하겠지만요. 그 아픔은 저도 잘 알아요.(말할 수 없고, 이해받지 못 할 이야기의 전부를 아는 건 이제 자신 뿐이었으니까.) 이걸 입고 잠입하면 되는 건가요? 의복부터 기분이 나쁘네요...
 
수수한 성당 성가대복 같은 옷인데,
 
몸통 부분이 넉넉할 뿐만 아니라 팔부분의 소매폭이 무척 넓고 하늘하늘거립니다.
 
굉장히 잘 어울리네요!!
 
대 크리쳐 살상용 무기는 분해해서 큰 부품별로 허리띠에 둘러줍니다.
 
브리핑이 시작됩니다.
 
잠입 장소는 이곳에서 몇십km 떨어진 A시의 공터,
 
그 부근에 지하 벙커로 향하는 통로가 있다고 합니다.
 
놀랍게도 도착지는 세라와 마이아에게 지나치게 낯익은 장소입니다.
 
빈 공터,
 
마이아와 똑같이 생긴 크리쳐가 나왔던 곳,
 
기습당해 멀리 날아간 마이아가 벙커의 입구를 발견해 시민들을 구해낸 그 장소와 거의 일치합니다.
 
달라진 게 있다면,
 
벙커의 입구가 예전보다 훨씬 더 커졌다는 점일까요.
 
세라:여기는...(익숙한 구조에 눈이 살짝 커졌어.)
 
마이아:(표정을 구겼다.) 하...
 
묵직한 쇳덩이로 된 문을 열면,
 
그 아래로 이어지는 계단은 제법 ‘제대로'되어 있어,
 
예전의 벙커를 확장하고 재구축했다는 느낌이 듭니다.
 
오래된 성당이나 교회에 들어온 듯한 느낌이 납니다.
 
여러 갈래의 복도가 개미굴처럼 뚫려있는데다, 수십,
 
아니,
 
수백 개의 방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봐야 할지 감이 안 올 정도로 말이에요.
 
그때, 손목에 착용한 휴대용 PC가 반짝거리더니,
 
작은 지도가 공유됩니다.
 
세라:,,,(사탕 던지면 알아서 나오려나...?)
 
마이아:(아무리 그래도 진짜 개미가 살진 않지 않을까...?)
 
콘라드로부터 통신이 도착했습니다.
 
세라:(힝구...)
 
콘라드:그 종교의 내부 시스템을 해킹해서 CCTV를 분석한 결과 내부 구조도를 보내드립니다. 대부분 평범한 신도들의 방이라 조사할만한 구역을 한정할 수 있었어요. 미사 시간 내로 제가 체크한 곳만 확인해서 빠르게 빠져나오세요.
 
세라는 전해 받은 지도를 통해 역사자료실, 수행실, 신전, 간부실, 교주실에 갈 수 있습니다.
 
세라:신도들의 방에 가봤자 건질 건 없을 테니까요... 역사 자료실부터 가볼까요? 어쩌다 이런 걸 세우게 된 건지... 확인해봐요.
 
마이아:...그러자. (아무래도 전부 다 별로 내키지 않는 표정.)
 
 ❅ 역사자료실 ❅ 
 
크리쳐 사건 발발 이후,
 
등장한 모든 상급 크리쳐와 일반 크리쳐,
 
그리고 대부분의 크리쳐 사건에 관해 차곡차곡 정리되어 있습니다.
 
크리쳐를 향한 광적인 열의와 연구는 AOC 못지 않습니다.
 
세라:대체 왜이리 크리쳐에 집착하는 건지 모르겠네요... 딱히 없애기 위해 노력한 것 같지는 않고요...
 
대부분 세라와 마이아 역시 숙지하고 있는 지식입니다만,
 
세라가 아는 과거와 ‘특별히’ 달라진 부분이 있지 않나요?
 
어떤 날을 기점으로.
 
세라:악신 강림의 날...때 저희가 심해인을 잡았다고 했죠...?
 
마이아:잡았었지. (큰 놈으로.)
 
세라:그러면 악신도 나타샤 님이랑 에보니 님이 막은 건가요?
 
마이아:그렇지. 에보니가 희생해서 지구를 지켰어. 나타샤가 남아서... ...저렇게 됐고.
그런 거라도 조사하게? (흠.) 큰 사건들은... 이거 두개려나.
 
히메가 아자토스의 찌꺼기 강림의 날의 파일과 안전지대 테러 날의 파일을 건넵니다.
 
ㅅㅂ;마이아
 
읽으시겠어요?^^...
 
세라:그냥 조금 확인하고 싶었어요. 으음...(준 자료 읽어보기 시작했어.)
 
 ❅ 아자토스의 찌꺼기 강림 ❅ 
 
지금으로부터 4년 전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어떻게 알아냈는지, AOC의 연구가 외계신을 소환하는 초석이 되었다는 것부터 진행 과정과 결과까지 상세하게 적혀 있습니다.
 
기록에 의하면, 에보니와 나타샤는 헬기를 타고 바로 옥상으로 직행했으며,
 
거기에는 발을 저는 늙은 연구원 하나가 동승했다고 합니다.
 
이후로는 세라도 아주 잘 아는 전개가 이어집니다.
 
‘그들은 한껏 저항했으나 외계신에게 이기지 못했고, 에보니가 희생하였으며, 나타샤는 홀로 남았다.’
 
그 사건에 휘말려 ‘사망’한 AOC 대원들에 관해서도 기록되었습니다
 
정면을 보고 있는 세라의 증명사진 역시 그 페이지에 끼어있습니다.
 
기묘하게도,
 
붉은 글씨로 세라의 사진 위로
 
'특이점의 영웅'
 
이라고 적혀있습니다.
 
마지막에는 천문학 관측이라는 단어와 함께 휘갈겨 쓴 문장이 눈에 띄네요.
 
‘계측할 수 없는 거리의 우주 너머에서 지구까지 보낸 신호 확인'
 
‘외계의 크리쳐?'
 
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니, 외계에 무언가 있다면 그건 크리쳐가 아니라 외계인 아닐까요…….
 
말을 맙시다.
 
 ❅ 안전지대 테러 ❅ 
 
이 파일에는 화재 재료의 조달, 경로 장악, 신 정부 사람들과 대다수의 AOC 대원들이 자리를 비우는 날을 비롯해 그날의 상세한 계획이 적혀 있습니다.
 
옆으로 한 장 넘기면, 안전 지대 전체를 상공에 찍은 듯한 지도에 화재의 시작 지점을 표기했습니다.
 
전체적으로 둥근 모양입니다.
 
오컬트, 혹은 교육 판정.
 
세라:
교육
기준치: 50/25/10
굴림: 47
판정결과: 보통 성공
 
무언가 기시감은 느껴지지만 아무것도 알 수 없었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었는지는 기록되어 있지 않지만,
 
잊으려 해도 잊혀지지 않는 풍경입니다.
 
일렁이는 불꽃,
 
곳곳에서 난무하는 비명소리,
This message has been hidden.
 
그리고 누구든 제발 대답해달라고 빌던 마이아의 목소리까지.
 
그건 세라의 정신을 잃기 직전, 마지막 기억이기도 합니다.
 
전부 읽으면 마이아는 파일에 붙어있는 세라의 증명사진을 떼어냅니다.
 
세라:정말 뭔지 모를 자료들 뿐이네요... 이상한 광기만 느껴져요...
 
그는 풀칠이 된 듯 끈적끈적한 뒷면을 잠시 만지더니,
 
허리띠에 고정한 검날 손잡이에 그것을 붙여 보여줍니다.
 
마이아:(어때.)
 
세라:...? 부적...?
 
마이아:...비슷한 거지.
 
세라:음... 히메 님 마음에 들면 됐어요!
 
세라의 표정이 심각해보여 풀어주고자 하는 나름의 노력입니다만... ...
 
다음 장소나 조사하도록 합시다.
 
세라:(눈치 탈출 넘버원...)
 
마이아:(우울하다.)
 
세라:(...)(조용히 수행실로 간다...)
 
 ❅ 수행실 ❅ 
 
신도들이 기도를 올리고 정신을 갈고 닦는 방이라고 대외적으로는 소개되는 것 같습니다.
 
의외로, 문을 열면 친숙한 느낌의 휴게실 같은 분위기입니다.
 
현재 미사중이므로 사람들은 없습니다.
 
벽면에 사진들이 빼곡하게 걸려 있습니다.
 
세라:(여긴 가는 방마다 다 음침한 기분이에요...)
 
세라나 마이아가 입은 것과 비슷한 옷을 입고,
 
다양한 신도들과 가족처럼 다정한 표정으로 웃으며 찍은 사진들입니다.
 
이런 온기 어린 시선과 얼굴로 안전지대에 테러를 일으킨 종교라 생각하니,
 
어쩐지 소름이 끼칩니다.
 
세라:...대체 무엇을 목표로 하는 걸까요. 뭘 목표로 하는지조차 모르겠어요...
(휴게실인지 수행실인지... 이것저것 헤집어보는 중...)
 
정신력 판정.
 
세라:
정신
기준치: 60/30/12
굴림: 2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세라 유달리 사진에 많이 찍힌 열렬한 신도들 몇몇의 얼굴이 낯익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억나는 것은 이쪽을 바라보던 일부의 선망 어린 시선들,
 
당신의 손을 잡고 구출되던 벙커 속의 시민들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AOC나 정부 조직이 아닌데도 세라가 크리쳐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유일한 일반인들입니다.
 
그도 그럴게, 모두의 앞에서 광기 발작을 일으켜 마이아와 치고받고 싸웠으니까요.
 
그렇다면 이 벙커에 종교 시설이 세워진 이유도 이제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절대로 죽지 않는 자신들의 구원자에 멋대로 어떤 기대와 어떤 열망을 품었는지는,
 
당신은 모를 일입니다.
 
마이아는 비밀유지에 미숙한 자신의 탓이라고 자책합니다.
 
세라:거기는 원래부터... 대피시설용으로만 쓰인 건 아닐지도 모르겠네요... 아니면 후에 개조한 건지...
히메 님의 탓이 아니에요...! 하도 치밀하고 이상한 사람들이니... 다른 쪽에서 누출 됐을 수도 있으니까요.
 
마이아:소문처럼 돌고 있었던 건 맞지만, 실제로 네가 부활하는 걸 보여줬으니 내 탓이지. ...(...) 됐어, 다 지난 일인데.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세라:...맞아요. 지난 일인데 너무 신경쓰지 마요...! 이번에는 신전으로 가봐요...!
 
세라와 마이아는 신전으로 향합니다.
 
 ❅ 신전 ❅ 
 
미사 중인 신전입니다.
 
그들의 기도와 미사 내용을 조금 엿들을 수 있겠습니다.
 
아니면 몰래 신도인 척 들어갈 수도 있겠죠.
 
세라:슬쩍 들어갈까요... 아니면 그냥 몰래 들을까요...?
 
마이아:몰래 들으면 잘 안 들릴 것 같기도. 그냥 들어갈까?
 
세라:그러죠...!(속닥속닥)
 
마이아와 세라가 지각한 신도인척 신전 내부로 들어가면,
 
콘라드로부터 통신 메세지가 도착합니다.
 
콘라드:‘종교에 속한 신도들과 마주치면 인사는 오른쪽 팔을 ㄱ자, 왼쪽 팔을 ㄴ자 모양으로 굽히며 “그어그어”라고 해야 된대요.'
 
...라는데요.
 
세라:...히메 님 우리 그냥 나갈까요...?
 
콘라드:'나가지 마세요...'
 
세라:콘스프 님이 하시면 딱일 거 같은데....
 
콘라드:'아뇨, 세라 씨가 하면 딱일 듯.'
 
저기 신도가 옵니다!!
 
인사할까요?
 
세라:...(한숨... 왜 이런 타이밍에 또 와...)
...그어그어...?(ㄴㄱ 상태로 팔 만들고 인사했어...)
 
흰 로브를 입은 사람들:oO(미쳤나?)
 
신도들이 미친사람인가... 라고 생각하는 게 분명한 표정으로 쳐다봅니다.
 
세라:...(콘스프 님 혼내달라고 히메 님한테 부탁해야 겠다.)
(꼭.)
(반드시.)
 
콘라드가 추가로 통신 메세지를 보냅니다.
 
세라:(기필코.)
 
콘라드:'아님 말고요.(이모티콘)'
 
세라:저어 히메 님 생각났는데요. ...저번에 콘스프 님께서 저 머리 위에 콘스프 부어놓고서 말도 없이 그냥 지나간 적 있어요...
 
마이아:자기가 자기를 네 머리에 부은 거야? 대단하네... (;) 다음에 머리 한 대 쳐 줄게. ...그것보다 방금 그건 뭐야? (뭔...ㄴㄱ? 그어그어?)
 
세라:콘스프 님께서 저 놀려먹었어요...잠임 제대로 하라면서...(슬퍼서 잉구밍구핑구 됨...)
 
마이아:아이구... (울 갱얼쥐. 볼 북북북북 쓰다듬는다.)
 
세라:(쓰댬당해서 좀 풀림!) ...마저 염탐해볼까요?
 
마이아:좋아. 뭔 소릴 하는지 들어보자고.
 
마이아와 세라는 이제 미사를 듣습니다...
 
미사 내용은 이렇습니다.
 
크리쳐는 신이 지구로 내려와 자신의 몸을 나눈 형태,
 
악한 인간들을 징벌하고 선한 인간을 지키는 신수다.
 
그리고 개중에서 특별히 ‘신의 사자’로 선택받은 사람들이 크리쳐가 된 인간이다.
 
특이점의 영웅 역시 그러한 신의 사자 중 하나이다.
 
머나먼 차원의 행성들이 일렬로 이동하고 있다.
 
그 궤도가 일치하는 순간, 오랜 숙원이 이루어진다.
 
행성이 하늘을 완전히 뒤덮는 날까지는 앞으로도 100년 남짓 남았지만,
 
미사가 끝나면 ‘개시'하여 그 날을 오늘로 앞당길 것이다.
 
세라:(정말로 제정신이 아닌 거 같아요.)(속닥속닥)
 
마이아:진짜로. (속닥속닥.) 신의 사자가 동족을 패나. (;)
 
세라:(그러니까 말이에요.)(소곤소곤...)
 
모든 준비는 끝났다.
 
그간 우리가 해온 일들은 다름이 아닌 오늘을 위해서이다.
 
행성이 일렬로 서고 하늘이 덮이는 순간 우리들의 숙원은 이루어진다.
 
미사가 끝납니다.
 
세라:(그 숙원이 단체 자살인가요..?)
(이해 못 하겠다는 눈...)
 
마이아:(하여튼, 편하게 산 애들은...)
 
다른 장소를 조사할 수 있습니다.
 
세라:(이제 들을 거 다 들은 거 같으니 몰래 간부실로 도망가요...!)
 
마이아:(좋아.)
 
세라와 마이아는 간부실로 향합니다.
 
 ❅ 간부실 ❅ 
 
간부실입니다.
 
컴퓨터를 비롯한 다양한 사무용품이 놓여 있습니다.
 
세라는 컴퓨터의 바탕화면에 있는 폴더를 뒤질 수 있습니다.
 
자료조사 판정.
 
세라:
자료조사
기준치: 45/22/9
굴림: 67
판정결과: 실패
(끼잉...)(폴더가 너무 난잡해요...)
 
다시 찾아볼까요? 컴퓨터 바탕화면이 난장판입니다.
 
마치 큐니의 한때 배경화면처럼.
 
자료조사 판정.
 
세라:
자료조사
기준치: 45/22/9
굴림: 48
판정결과: 실패
 
이런~. 큐니의 배경화면은 생각보다 심각...
 
세라:(저 소리 안 나오나 했다.)
 
세라는 마구 뒤지다가 어떤 녹취록을 발견합니다.
 
세라:(정리해서 깨끗하거든요?)
(흥.)
 
들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세라:(녹취록이나 짤짤 털어봄...)
 
───────  ───────
 
장소는 소장실.
 
양손으로 얼굴을 감싼 나타샤가 힘겹게 대화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간부로 추정하는 사람이 책상 위에 서류를 올리고 말을 이어나갑니다.
 
“당신에게도 나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잘 생각해보세요.”
 
"세라 씨는 이미 죽었습니다.”
 
“아닙니다. 분명히 데려올 수 있으니 저희를 믿어주세요. 에보니 씨가 두고간 세상을 지키고 싶지 않습니까?”
 
“웃기는군요. 안전지대는 당신들이 저지른 테러로 인해 붕괴되었습니다.”
 
“어쩔 수 없었습니다. 특이점의 영웅을 소환하기 위해서 그 정도의 희생은 불가결하니까요.”
 
“내가 당신들에게 협조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군요.”
 
“그럼 이건 어떤가요, 나타샤 씨. 세라 님이 돌아온다면 당신은 죽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당신을 죽일 수 있을 만큼의 강자는 이 세계에 더는 없으니까요.”
 
“……”
 
“중앙 관리 체제를 빌려주세요.”
 
나타샤의 얼굴에 자포자기한 기색이 역력합니다.
 
사실은 이런다고 에보니는 살아 돌아오지 않는건 알고있을 것입니다.
 
다만, 눈을 통해 파고든 악신 때문에 이성적인 생각은 불가능한 거겠죠.
 
───────  ───────
 
마이아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세라를 쳐다봅니다.
 
세라 역시 어쩌다 나타샤가 이렇게 되었는지 가늠할 수 없겠지만요.
 
간부실에서 더 얻을 수 있는 자료는 없으니, 빠르게 이동합니다.
 
다음 장소로 갈 수 있습니다.
 
세라:으음...저도 이해가 안 가요... 마지막으로 교주실 갈까요...?
 
마이아:거기에 가면 또 뭐가 있을지... (하...) 가자.
 
세라와 마이아는 교주실로 향합니다.
 
 ❅ 교주실 ❅ 
 
두 사람이 들어서자마자, 무언가 잘못 밟았는지 자동으로 홀로그램 입체 영상이 재생됩니다.
 
방 전체에 검은 우주, 그리고 반짝이는 별들이 투영됩니다.
 
굵직한 중년 남성 목소리의 나레이션이 들려옵니다.
 
저 행성은 사실은 잠든 신들의 요람입니다. 우리의 눈에 보이는 행성 외에도 6개의 거대한 행성들이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즉, 일곱 악신들이 아자토스의 찌꺼기가 다녀간 흔적에 이끌려 모여들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수많은 세계선의 크리쳐 사태, 그리고 그 끝으로 이어지는 멸망의 유력한 사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하나의 행성이 끝이 아닙니다.
 
총 7개의 행성들이 차츰차츰 가까워집니다.
 
3D 그래픽 영상들이 두 사람의 주변을 빙글빙글 돌아가며 각기 다르게 생긴 행성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다가오는 행성들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입수합니다.
 
충격적인 사실을 전해들은 마이아와 세라, 동시에 이성 판정.
 
세라:
SAN Roll
기준치: 59/29/11
굴림: 36
판정결과: 보통 성공
 
마이아:
SAN Roll
기준치: 30/15/6
굴림: 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SYSTEM : 세라, 마이아 둘 다 이성 -1d3.
 
마이아:3
 
세라:2
 
SYSTEM : 마이아, 이성 3 감소. 세라, 이성 2 감소.
 
그 열쇠는 특이점의 영웅입니다.
 
조사가 종료되면 밖에서부터 사이렌 소리가 들립니다.
 
그와 함께, 나타샤의 목소리도 들려옵니다.
 
나타샤: “안전 지대의 시민 여러분에게 알립니다. 긴급 소집입니다. 시민 여러분은 전부 A시의 광장으로 모여주세요.”
“불응하는 자는 강경하게 처벌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알립니다. 광장으로 전부 모여주세요.”
 
의복을 벗어 던지고 황급히 거리로 나갑니다.
 
나타샤가 직접 무언가 공지하는 일은 없었던 건지,
 
당황한 표정으로 우왕좌왕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저 멀리서부터 안드로이드 군단이 파도처럼 밀려옵니다.
 
표정 없는 얼굴의 안드로이드들이 어물쩍거리는 시민들을 하나씩 끌고 데려갑니다.
 
더 이상 망설일 수 없습니다.
 
나타샤와 저 대군을 제압해야 합니다.
 
다행인 점은, 세라가 중앙 관리 체제를 제압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는 것일까요.
 
마이아에게 방법을 알려줘야겠습니다.
 
세라:그러니까요 히메 님... 중앙관리 체제 부수는 법을 제가 알아요. 쉴드를 파괴한 뒤에 원래라면 열쇠로...그걸 파괴해야 하는데...
 
마이아:열쇠... 가 없다, 이 말이야? (...) 쉴드 파괴할 장소는 내가 지정해야겠네. 이 거리면... 세라는 제약 회사 옥상으로 가 줄래? 난 AOC 건물 옥상으로 갈게. (...) 열쇠는 뭐, ...어떻게든 되겠지.
 
세라:네에...이걸 가지고 있는 사람을 찾을 방법을 모르겠어요... 일단 알겠어요...! 저는 제약 회사 옥상으로 갈게요...!
 
마이아:잠깐, ...(곧 헤어져야 하는데도 네 옷깃을 잡았다. 뒤돌아보게 만들고는,) 몸 조심하고 주의해. ...그리고, (고개를 숙였다가 들어 널 똑바로 쳐다봤다.) 제대로 된 인사도 못 나누고 헤어지는 건, ...이제 싫어. 그러니까 약속해 줘. (...) 두 번 다시 그냥 두고 가지 않겠다고, 말이야.
 
세라:...(네 행동을 보고 이해한다는듯 웃었어.) ...네 조심하고 주의할게요. 히메 님도요. ...저도 더는 히메 님과 헤어지고 싶지 않아요. 이번에도 무시무시한 일 뿐이지만... 다 해결하고 둘이서 같이 돌아와요. ...두고 가지 않겠다고 약속할게요.
 
마이아:항상 네가 사라졌으면서. (같이 가자고 해도 안 오고, 마지막에는 심해인한테 맞아 죽질 않나. 인사도 안 해주고...) ...난 너와 절대로 헤어지지 않을 거야. 이거 하나는 보장할 수 있어. (네 손을 깍지껴 잡았다. 이내 이마끼리 톡, 가볍게 부딪히고는.) 응, ...그 말 꼭 지켜야 한다? (...)
 
세라:네, 꼭 지킬게요 히메 님.(너와 맞닿은 온기를 심장에 새기곤...)
 
'히메'는 손을 놓습니다. 그리고 눈웃음으로 인사를 하고는 멀어집니다.
 
곧이어 거리 곳곳에서 총 소리가 들립니다.
 
콘라드와 통신이 연결됩니다.
 
지금 안드로이드 대군이 시민들을 끌고 가며, 거부하거나 저항하면 사살하고 있다고 합니다.
 
서둘러서 X 제약회사로 가야 합니다.
 
───────  ───────
 
거리에는 안드로이드 군단이 가득합니다.
 
길거리 곳곳을 누비면서 안드로이드를 제압하고,
 
X 제약회사까지 도달하세요.
 
SYSTEM : ROUND 1
 
세라는 도로변을 뛰어갑니다. 저 멀리에서 안드로이들이 세라에게로 다가오는 것이 보입니다.
 
세라를 막는 안드로이드 52체가 등장합니다!
 
SYSTEM : 세라는 펄프 룰에 따라 무기를 쌍수 무기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SYSTEM : 자신의 턴에 2회 공격이 가능합니다.
 
SYSTEM : 장거리 용 총, 단거리 용 총.
 
SYSTEM : 별도의 패널티는 적용하지 않습니다.
 
세라>안드로이드의 순으로 진행합니다.
 
WARNING : 전투 발생!
 
세라의 턴.
 
세라:
대 크리쳐 살상용 무기 (근거리 개량)
기준치: 65/32/13
굴림: 94
판정결과: 실패
피해: 8
대 크리쳐 살상용 무기 (장거리)
기준치: 65/32/13
굴림: 49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5
검
5
?
 
세라는 단거리 모드로는 안드로이드를 해치우지 못하지만, 오랫동안 쓰던 장거리모드로는 안드로이드를 손쉽게 격파합니다.
 
파샤~
 
세라:시간이 없단 말이에요...! 죄송하지만 무력으로 진압하겠습니다...!
 
SYSTEM : 안드로이드 20체 쓰러짐, 남은 안드로이드 수, 32체.
 
안드로이드의 턴.
 
안드로이드는 단검을 들고 세라를 공격합니다.
 
안드로이드:
단도
기준치: 65/32/13
굴림: 2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4
 
SYSTEM : 세라, 회피 가능.
 
세라:
회피
기준치: 49/24/9
굴림: 38
판정결과: 보통 성공
방패
5
안드로이드 공격에 맞으면 이따 제대로 된 전투를 할 수 없으니까요...!(방패를 들어 단도를 막아냈어.)
 
안드로이드의 검이 세라의 복부를 찌르려 하지만, 세라가 방패로 막아냅니다.
 
SYSTEM : 세라, 데미지 경감으로 인해 피해 없음.
 
세라의 턴.
 
세라:
대 크리쳐 살상용 무기 (근거리 개량)
기준치: 65/32/13
굴림: 64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9
대 크리쳐 살상용 무기 (장거리)
기준치: 65/32/13
굴림: 2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19
검
1
 
세라의 검과 총알이 안드로이드를 베고 관통합니다.
 
세라의 일격에 안드로이드 29체가 쓰러집니다.
 
SYSTEM : 안드로이드 29체 쓰러짐. 남은 안드로이드 수, 3체.
 
안드로이드의 턴.
 
안드로이드들은 도망을 시도합니다!
 
안드로이드:
회피
기준치: 25/12/5
굴림: 83
판정결과: 실패
 
허접;
 
세라의 턴.
 
세라:
대 크리쳐 살상용 무기 (근거리 개량)
기준치: 65/32/13
굴림: 60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4
대 크리쳐 살상용 무기 (장거리)
기준치: 65/32/13
굴림: 86
판정결과: 실패
피해: 14
(도망...?가는 안드로이드들 근거리 무기로 가볍게 제압했어.) 아까 그거 도망가는 걸 시도한 건가요...?
 
세라는 마지막 남은 안드로이드들을 깔끔하게 해치웁니다.
 
그게 도망이었다네요.
 
안드로이드 빨래~ 끝~!
 
SYSTEM : 안드로이드 전멸.
 
세라:(음 무슨 세제로 빨으셨어요? 아~ 크리쳐 살산탄이요~)
 
전투가 종료됩니다.
 
SYSTEM : ROUND 2
 
세라는 도로변을 빠져나와서 X 제약회사로 가는 지름길로 들어갑니다.
 
마이아와 함께 갔을때, 지름길을 외워놔서 다행입니다.
 
세라:(히메 님이랑도 오고 혼자도 오고 너무 와서 외웠어요...)
 
하지만 지름길에도... 세라의 앞을 안드로이드 42체가 막습니다. 세라, 무기를 드세요.
 
WARNING : 전투 발생!
 
세라의 턴.
 
세라:(제가 가진 무기를 손에 꾹 쥐었어.) 어떻게 가든 쉽게 보내주지 않겠다는 거네요.
대 크리쳐 살상용 무기 (근거리 개량)
기준치: 65/32/13
굴림: 64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8
대 크리쳐 살상용 무기 (장거리)
기준치: 65/32/13
굴림: 2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16
검
2
 
세라의 검과 총알이 안드로이드들을 수차례 꿰뚫습니다.
 
안드로이드 대부분이 파괴됩니다.
 
SYSTEM : 안드로이드 26체 쓰러짐. 남은 안드로이드 수, 16체.
 
안드로이드의 턴.
 
안드로이드들은 포기하지 않고 세라에게 단도를 들고 달려듭니다!
 
안드로이드:
단도
기준치: 65/32/13
굴림: 62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3
 
세라:
회피
기준치: 49/24/9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방패
2
 
SYSTEM : 세라, HP 경감으로 인해 HP -1.
 
세라의 턴.
 
세라:이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아요...!
대 크리쳐 살상용 무기 (근거리 개량)
기준치: 65/32/13
굴림: 2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5
대 크리쳐 살상용 무기 (장거리)
기준치: 65/32/13
굴림: 2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16
 
세라의 공격에 모든 안드로이드들이 쓰러집니다.
 
SYSTEM : 안드로이드 전멸.
 
전투가 종료됩니다.
 
세라는 X제약 회사에 도착합니다.
 
───────  ───────
 
세라는 쉴드를 파괴하기 위해 황급히 옥상으로 올라갑니다.
 
하지만 갑자기 튀어나온 나타샤에게 기습당합니다.
 
굉음과 함께 벽이 부서지고,
 
당신을 옥죈 두 팔이 끝없이 아래로 끌고 내려갑니다.
 
두 사람은 건물 바닥을 뚫고 연구소까지 떨어집니다.
 
이 층은 세라가 깨어난 곳입니다.
 
차가운 바닥을 걸어오는 구두 소리가 앞 뒤에서 들립니다.
 
간신히 몸을 추스른 세라의 앞에는 나타샤가 있습니다.
 
인기척을 느껴 뒤를 돌아보면 사이비 종교의 교주가 있습니다.
 
교주:아아, 저를 기억하십니까?
정말로... 다시 만나고 싶었어요!
 
바로, 당신에게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물어본 사람입니다.
 
세라:...네...? 아...(이런 식으로 다시 만나는 게 의미가 있나...?)
 
교주는 황홀한 표정으로 연구소에 있는 크리쳐들의 실험관을 매만집니다.
 
교주:정말 다행히, 모든 크리쳐가 증발되어 사라질 때 이들은 사라지지 않았어요. 보호된 거죠.
아, 그렇지. 뭔가 궁금하신 거라도 있습니까? 성심 성의껏 대답하겠습니다.
 
세라:...크리쳐들도 대체 무얼 연구한 거죠?(의심스럽지만 정보 취득은 중요했으니까.)
 
교주:당신을 이 차원으로 불러오기 위해, 필요한 제물들이었지요. 연구가 필요했으니까요, 이 생물들에 대한 정보들은요.
 
세라:... 저를 불러오기 위해... 그럼 당신들이 저를 불러낸 탓에 저는 저 실험관 중 한 곳에서 눈을 떴다는 말이군요?
 
교주:맞습니다. 당신은 특이점의 영웅. 어떤 선행 조건으로 인해 '세라 님이 죽은, 영웅이 없는 세계'인 이곳에서는 특이점의 영웅인 당신이 필요했기 때문에 불러왔지요. 당신은 이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크리쳐이자 인간이니까.
 
세라:당신은 그럼...벙커에서 처음 만났을 때부터...아니 그보다 더 전부터 이걸 계획하셨던 건가요?
 
교주:아뇨. 당신에게 구원받았기 때문에! 당신을 이렇게 숭배할 수 있는 거죠. 저는 그날 당신이 저를 구해주었을 때, 마치 기적을 보는 것만 같았습니다...
 
세라:(기적이라니... 세상이 하도 험난해서 이런것도 기적으로 보는구나...) 그렇...군요...? 그러면 그렇게 저를 제물까지 들여서 이 세계로 끌고와서 하고 싶은 게 뭐죠? 멸망을 막는 건가요?
 
교주가 거기까지 말하면 세라는 지금까지의 위화감의 정체를 알게 됩니다.
 
이곳은 평행 세계입니다.
 
제복이 당신이 알던 디자인이 아니었던 이유,
 
무기의 사용 방식이 낯설었던 이유,
 
이제는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곳은 당신이 알던 세계가 아닌,
 
다른 세계의 다른 AOC입니다.
 
이성 판정.
 
세라:
SAN Roll
기준치: 57/28/11
굴림: 1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SYSTEM : 세라, 이성 2 감소.
 
교주:크리쳐가 지구에 나타난 모든 세계의 지구는 멸망했습니다.
정확히는 세라, 당신이 살아있는 모든 우주가 멸망했습니다.
 
그렇다면 원래 차원에 혼자 남겨진 마이아는?
 
나타샤:죽었겠지, 모두 멸망했다고 하니까요.
 
세라가 묻는다면 나타샤가 대꾸합니다.
 
이성 판정.
 
세라:
SAN Roll
기준치: 55/27/11
굴림: 41
판정결과: 보통 성공
 
SYSTEM : 세라, 이성 1d8 감소.
 
세라:3
 
SYSTEM : 세라, 이성 3 감소.
 
교주:우리는 시간을 돌리는 능력의 상급 크리쳐였던 인간-오데트-로부터 능력을 추출, 종교 내 연구원들의 인력을 총동원해 시공간을 헤집고 열어 소환할 아티팩트를 개발해냈습니다. 다만, 이 아티팩트를 발동시키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의 목숨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안전지대 사람들의 목숨을 제물로 당신을 소환하기로 했습니다.
 
이성 판정.
 
세라:
SAN Roll
기준치: 52/26/10
굴림: 69
판정결과: 실패
 
SYSTEM : 세라, 이성 1d20 감소.
 
세라:제정...제정신이 아니군요...?
1
 
교주:소환에 성공한 뒤, 우리는 이변이 일어나지 않도록 세라 님을 아무도 찾아오지 못하는 연구소에 봉인했습니다. 다가오는 것의 정체는 크리쳐들의 진정한 신. 신들은 ‘특이점’ 그 자체인 세라, 당신을 화신으로 삼고 싶어합니다. 우리는 당신이 모두의 죽음과 멸망을 발판 삼아 외계의 신의 일부가 되어 영원히 군림해주길 바랍니다!
당신은 가장 강하니까. 그리고 아름다우니까.
 
이성 판정.
 
세라:
SAN Roll
기준치: 52/26/10
굴림: 29
판정결과: 보통 성공
 
SYSTEM : 세라, 이성 1d20 감소.
 
세라:14
 
SYSTEM : 세라, 이성 14 감소.
 
큰 충격으로 인해 눈앞에 환각이 어른거립니다.
 
유리 안에 박제된 당신은 영원히 죽지 못한 채 멍하니 우주 아래를 굽어보고 있습니다.
 
귀부터 들어온 신들의 목소리가 뇌를 지나 흘러들어옵니다.
 
“어때, 영원한 건 좋지?”
 
음성은 애달픈 신도들의 구걸로 바뀝니다.
 
우리를 구했잖아 그러니 우리의 요청을 들어줘 당신을 위해서라면 목숨을 바칠 수 있어 그걸로 당신이 완벽해진다면 세계의 질서를 위해 홀로 살아남아 마지막 남은 인간으로서의 의무를 다해 그리고 영원히 영원히 영원히 영원히 영원히 혼자 고통 받는 거야
 
뒤에서부터 나타난 수많은 손들이 당신의 팔을,
 
몸을,
 
다리를 잡아당깁니다.
 
하늘거리는 소매가 드러나면서 보이는 이리저리 비틀린 관절들이 기괴합니다.
 
붉게 거품이 올라오거나 썩은 흔적이 역력한 팔들이 대부분입니다.
 
크리쳐를 동경한 나머지 스스로 팔에 크리쳐 세포를 억지로 주입한 후유증입니다.
 
교주:여기까지 왔는데 설마 반항할 생각은 아니겠죠? 당신을 소환하느라 일으킨 화재 때문에 몇 명이 죽었는데, 그걸 의미 없게 만들 생각인가요?
아, 물론… 이미 늦었어요. 아무것도 바뀌는 건 없습니다. 정해진 각본대로 여긴 멸망하고, 당신은 가장 먼저 도달하는 신의 선택을 받는 겁니다.
 
광기: 인간 혐오
 
사람들의 목소리,
 
숨결,
 
닿아오는 살갗,
 
눈빛,
 
당신에게 바라오는 모든 것들은 너무나도 역겹습니다.
 
정의나 수호나 이상적인 신념 따위를 위해 전부를 바쳐도 당신에게 돌아오는 건 조금도 없습니다.
 
인간은 당신의 세계를 뺏어가고,
 
당연하게 세라의 희생을 요구합니다.
 
자신의 욕구를 위해서는 동족을 희생하고 타인의 삶을 침범하는데 망설임이 없습니다.
 
쥐고 있던 무기는 떨어지고,
 
모든 의욕을 상실합니다.
 
총기 어리던 당신의 눈에서 빛은 사라집니다.
 
안심하십시오,
 
안전지대는 이제 당신의 도움따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세라의 HP와 이성이 0이 됩니다.
 
───────  ───────
 
이곳은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검은 장소.
 
눈을 떠도 감아도 오로지 검은 어둠만이 당신을 반깁니다.
 
누군가는 이 장소를 무의식의 결정체라고 부를 것이고,
 
누군가는 이 세계의 진정한 정체라고 부를 것입니다.
 
세라는 누웠습니다.
 
천장에는 어째서인지 당신의 모습이 비칩니다.
 
손바닥만한 크기의 털 하나 없는 살덩이 위로는 진물이 흐르고,
 
드러난 눈알은 번들거립니다.
 
바닥만한 크기의 털 하나 없는 살덩이 위로는 진물이 흐르고,
 
이것이 당신의 진정한 모습입니다.
 
말을 하고 싶어도 입을 열면 죽어가는 크리쳐의 앓는 소리만 흘러나올 뿐입니다.
 
전신이 피투성이로,
 
꼼짝도 할 수 없습니다.
 
죽고,
 
죽고,
 
또 죽어간 끝에 남은 것은
 
결국 이런 결말입니다.
 
그때, 천장의 화면 위로 글씨가 드러납니다.
 
PRESSANYKEY
 
코인00
 
물론 재개하고 싶어도 할 수 있는 건 없습니다.
 
이런 모습으로는 기어가는 게 고작일 뿐입니다.
 
지불할만한 재화도 없습니다.
 
당신은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곁을 지켜주는 사람도 없이 그저 호흡합니다.
 
그렇게 십 년이 흐릅니다.
 
아니,
 
백 년이었을지도 모릅니다.
 
혹은 천 년,
 
만 년,
 
일억 년,
 
어쩌면 몇 초였을지도 모르는 순간이 지납니다.
 
발걸음 소리가 들려옵니다.
 
처음 보는 얼굴의 인영이 가까이 다가와 당신의 곁에 앉습니다.
 
그는 혐오스러워하는 기색도 없이,
 
차분한 표정으로 당신에게 물을 주고 담요를 덮어줍니다.
 
글로이:아이야, 누가 그러는데, 내가 세계를 구했대. 난 그냥 당연한 일을 한 것 뿐인데. 어쩌면 그 행동도 그저 프로그래밍된 성격과 행동 양상에 따라 한 일이었을지도 모르지.
그래도, 누군가를 위해 행동하는 순간엔 여태까지 중에서 제일 살아있다고 느꼈어. 어쩌면 나는 줄곧 영웅 같은 게 되고 싶었을지도 모르지.
영웅의 삶은 많이 힘드니?
 
글로이는 딱히 대답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그 사람은 그렇게 열흘 동안 당신의 곁을 지킵니다.
 
어쩌면 10분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시간이 흐르자, 글로이는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글로이:이만 가야할 것 같아. 함께 있어서 즐거웠어. … 그리고, 이거 줄게.
 
글로이가 천장에 뚫린 틈새에 은색 동전을 밀어넣습니다.
 
코인01
 
띠링,
 
경쾌한 소리와 함께 화면에 적힌 글자가
 
[COIN : 1/5]로 바뀝니다.
 
당신은 도로 눈을 감습니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나날들이 다시 이어집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 많은 사람들이 당신을 다녀갑니다.
 
미고:이런, 주무시고 계셨군요. 안 좋은 타이밍에 찾아뵈었네요. 그래도 다시 뵈어서 정말 기쁩니다. 정말 멋진 활약상이었어요. 특히, 마이아 님에게 맞서 싸워 활약할 때에는 아무리 저라도 손에 땀을 쥐고 보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보잘것 없지만 상영료입니다.
 
달그락,
 
동전이 떨어지는 소리.
 
코인02
 
에보니:쉿, 방해하지 말자. 나타샤, 이쪽으로 와.
 
나타샤:간만에 얼굴 보고 대화하고 싶었는데 아쉽네.
 
에보니:그래도 너는 많이 얘기한 축에 속하지 않아? 난 그때 헬기에서 만나뵌 게 마지막이었다고.
 
나타샤:그거랑 이게 같아? 따지고 보면 애초에 네가 죽……. 에보니, 넌 늘 이런 식이지.
 
에보니:화내지 말고, 자. 여기에 넣어.
 
코인03
 
코인04
 
얇은 담요 위로 두툼한 이불이,
 
또 베개가 생기고,
 
작은 그릇에 물과 빵,
 
통조림이 쌓입니다.
 
그로부터 하염없이 긴 시간이 또 흐르고…….
 
세라는 문득 잠에서 깨어납니다.
 
당신의 곁에는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히메'가 앉아 있습니다.
 
당신 몫의 통조림을 까서 먹고 있네요.
 
마이아:세라, 일어났어?
언제부터 여기 있었냐는 표정이네. 나야 늘……. 곁에 있었잖아.
 
괴물:...
 
마이아:범위에 따라 애매해지려나. 어떤 나까지 '진짜'로 헤아려줄래?
 
문득, 세라의 목소리가 트입니다.
 
괴물:어떤 게... ...히메 님 이라뇨...?(몇조년이 지났나, 하루가 지났나. 그도 아니면 몇달만 지났나. 뒤죽박죽 섞인 시간 개념으로는 확실히 정의할 수 없었다.) 제가 만난...모든 히메 님이 히메 님이지 않겠나요...
 
마이아:아하하, ...네 입장에서 어떻게 그때의 내가 진짜일 수 있겠어. (안전지대를 관리했던 일을 떠올렸다. 이내 어디가 머리일까 고민하다 눈 살짝 위를 쓰다듬었다. ...)
 
괴물:...왜 진짜가 아니에요... 그것도 진짜죠... 악신에게 잠시 영향을 받아 힘들었을 뿐...저를 항상 염려하고 챙겨주던 히메 님 이었던 걸요...(덩어리가 되어서도 네 손길이 좋았다. 여태까지 스쳐지나갔던 이들이 제게로 와 온기를 나누어줬어도, 네가 주는 온기가 가장 좋았다. 네가 제 파트너라서 그럴까. 당신만이 제 곁에 항시 같이 있어주고, 위해줘서 그럴까.)...그렇게 따지면 저는 어디까지가 진짜 세라일까요...사람이었다가 크리쳐였다가... 무슨 특이점이 되었다가...
 
마이아:널 그렇게 인정사정없이 때렸는데도, ...됐나. 세라가 그렇게 생각해준다는데. 그럼 네게 있어 나는 언제나 나였어. 나는 항상 세라가 정의해주었으니까. (먹던 통조림을 내려놓았다. 이어진 네 말에 작게 푸슬 웃음을 흘렸고,) 그건 중요한 게 아니지, 세라. 내게 있어서 넌 언제나 세라였어. 어디에 존재하든, 어떻게 바뀌든. 안드로이드로는 감히 대체할 수가 없는 존재. (...) 우리 둘다 마찬가지잖아. (안 그래? 평온한 어조로 덧붙인 목소리.)
 
괴물:...그렇...네요...(목을 울려 미미하게 웃어보였다. 아주 오랜 시간 되살아나지 않았던 심장이 다시 뛰는 기분이었다.) 제 앞길은 항상 히메 님이 정해주신 거 같은데...정작 히메 님은 제가 히메 님을 정의했다고 해주시네요....우리 역시 서로가 없으면 안 되나봐요...(그 평온한 어조에 맞춰 저도 잔잔히 이야기했어. 아주 혐오스러운 괴물이 되었어도, 너는 저를 세라라고 칭해줬다. 그러면... 이 정신이 미약하게라도 남아있는 한, 저도 스스로를 끝까지 세라라고 정의해도 되지 않을까?) ...근데 그런건 왜 물어보셨어요...? 제가 히메 님 보고 갑자기 으음...그 히메 님은 히메 님이 아니고...제게 잘해주는 히메 님만이 히메 님이에요...-라고 할리는 없잖아요.
 
마이아:(어디선가 심장 뛰는 소리가 울리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네 소리인지 내 소리인지...) 난 네가 보고 싶어서 그 지겹도록 짜증나는 직장에도 다시 들어갔었잖아. 기억해? (또 한 번 작게 웃었다.) 난 네가 없으면 안 된다고 그렇게 얘기했잖아. 그런데도 매일매일 내 손에 잡히지도 않지, 아예 사라져버리지, ... (...) 네 앞길은 항상 네가 정했어, 세라. 난 네 뒤를 밟았을 뿐이고. (행동대장으로 친다면 내가 정해준 게 맞겠지만. 그렇게 덧붙였다가,) (내가 너를 그리 정의해도 된다고 말할 자격이 있다면, 꼭 그리 말하리. 너는 어떤 일이 있어도, 어떻게 변한다고 해도 여전히 '세라 크루'라고.) 글쎄, ...걱정이려나? 그냥 쓸데없는 상념들 말이야. (...) 너한테 못해주는 히메는 좀 아니라고 해도 되는데. (네게 죄를 얼마나 지었더라. 헤아릴 수도 없어서 이내 생각을 그만두었다.)
 
괴물:...그렇죠. 히메 님은 제가 하자는 대로 다 해주시고...사실 억지이고 고집일 수도 있었는데...결국 제게 다 져주시고 같이 다녀주셨잖아요. 처음 히메 님이랑 만났을 때는요....아름답지만 무서우신 분이라고 생각했어요. 아주 옛날 이야기네요...(네 이야기를 가만가만 듣다가 저도 모르게 입을 열어 옛 이야기를 토해냈어.) 그리고 히메 님도 변하고 저도 조금씩 변하면서... 저도 사라지고 싶지 않았어요... 죽어가는 사람들을 못 본 척 하는 것도 싫었지만, 히메 님이랑 헤어지는 것도 싫었어요. 그래서 나름 열심히 힘냈느넫...결과는 이거네요. 바보같나요...?(꾸물꾸물 덩어리를 움직이려 보려 애써도 잘 움직여지지도 않았다. 괴물에서 사람이 되고 싶었던 자는, 사실 사람이었으나, 결국에는 본질로 회귀한 건지 몸도 속도 괴물이 되었다. 아니, 아니지. 속은 괴물이 되지 않았다. 너는 여전히 저를 '세라 크루'라고 정의했고, 마이아를 히메라 부르며 이토록 따르는 존재가,,,, '세라'말고 더 존재할 수 있던가?) 히메 님도 그런 상념이 많으시군요... 글쎄요 저도 항상 완벽한 파트너는 아니었던 걸요. 돌아오겠다 했는데 사라지고...다치고... 죽어도 보고... 이러니 둘이 비등비등해보이지 않나요?
 
마이아:글쎄다, ...네가 좋았으니까. 말했었잖아. 넌 내 소중한 사람이라고. (익숙한 눈웃음. 처음보다는 지금 지은 웃음이 좀 더 유순했었나. 수많은 너와 함께함으로서 바뀐 모양이라, 우리 둘은 절대 알 수 없을 것이다.) 그렇게 보이려고 노력했었지. 아무도 범접하지 못하는 사람, 그런 게 되고 싶었어. 누군가를 위에 올려두는 건 질색이니까. (...) 네가 이렇게 날 소중하게 여겨주기 전까지는 말이야. (제 안에서 네가 얼마나 높은 곳에 있는지는, 이제 알 턱이 없다. 어디 저 멀리, 내 손이 닿지 않는 곳에까지 올려두었으니까. 그 자리가 제 속에 있어서 네게 적합하니까.) 그래, 이 바보야. 몇 번이나 이야기했잖아. 이제 그만 노력해도 된다고. 그만 끝내자고. 너보다 세상이 소중하진 않아. 적어도 나에게 있어서는. (꾸물꾸물 애써 움직이는 널 손가락으로 꾹 눌렀다. 가만히 있어, 아파 보이는데. 그런 말을 뒤에 붙였고.) 그래도 너는 또 앞으로 나아가겠지. 세상이 널 필요로 하지 않든, 필요로 하든 네 의지로 말이야. (그리고 잠시 말을 멈췄다.) 이번 약속은 지켜줄 거야? (마이아를 지금의 히메로 있을 수 있도록 정의한 것도 세라였고, 제가 싫어했던 이름을 다른 사람이 알아도, 불러도 아무렇지 않게 된 것도 다 네가 실수로 제 애칭을 사방팔방에 부르고 다녀서였지. 기억한다. 제가 '마이아'가 아닌 '히메'로 있을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한 것이 바로 너였다. 이걸 어떤 세계에 있든, 내가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 ...아하하. 그래도 약속은 내가 잘 지켰네. 매일같이 약속 어기는 세라 크루 씨랑은 다르게. (평소같은 농을 친다.)
 
괴물:헤헤...저도 히메 님이 소중해요...(이런 징그러운 외형과는 어울리지 않는 목소리가 계속해서 튀어나왔다. 이는 불협화음인가? 도약에 실패해 일어난 음이탈인가. 두 쪽 다 아니겠지. 연주자의 외형이 뭉그러져 손이 없어져도, 제게는 훌륭한 다른 연주자가 있었으니. 입으로 음을 읊으면, 너는 그 음에 맞춰 연주한다. 우리만의 협주곡이 이 순간에도 이 장소를 덮었다.) ...그랬군요. 저는 뭐가 되고 싶었는지 항상 잘 몰랐는데 말이에요. 그냥... 착하고 정의로운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손해 안 보겠다고 남을 약탈하는 사람은 되기 싫었고... 폭력을 폭력으로만 되갚는 사람이 되기는 싫었어요. 막연하고 단순한 목표로 여기까지 왔네요... (저는 너와 같은 위치에 있다고 말해도, 너는 항상 저를 위에 올려두는 것 같았다. 너만이 저를 하대하고 내려볼 수도 있다고... 하지만 올려두면 몇 번이고 내려와서 네게 쓰다듬어달라고 하겠지. 그러면 당신은 또 쓰다듬고 올려주고...) 히메 님에게는 세상보다 제가 중요한 거...알죠. 몇 번이고 말씀해주셨잖아요. 그래도 외면할 수는 없었어요... 제가 아니면 다 죽는다는데 어떡해요... 저는 안전지대의 최전방을 사수하는 aoc 대원. 세라 크루 입니다...(그리운 옛 사명을 입에 올리곤) 으음...그렇게 아프지는 않은데 말이에요. 아프다기보다는 외로웠고...힘들었어요...(저를 꾹 누르는 손길을 느끼며 느지막하게 답했다.) ...히메 님 저는 잘 모르겠어요. 몇 번을 실패하고 여기까지 온 건지... 이번에는 성공할 수 있는지 여전히 불안해요... 이것보다 더 심한 꼴이 되면 어쩌지 싶기도 하고...(4/5라 적혀있는 하늘을 바라봤다. 네가 마지막 숨겨을 불어넣으면 제게는 새로 날개짓할 기회가 생길지도 몰랐다. 아주 오랜 시간 날지 못 했던 제가 기회가 생긴들 바로 날아갈 수 있을까... 확답은 할 수 없다. 세라 크루는 그렇게 계산적이고, 이지적인 이가 아니었다. 세라는 항상.) 약속도 지키고 싶다고...말은 할 수 있는데 장담은 못 하겠어요. 그래도 부딪혀보고 싶어요... 여기까지 왔는데 정말로 어떠한 결말도 못 보고 끝내고 싶지는 않은 걸요...(분위기를 풀기 위해 평소같은 농을 치는 너를 보며 저도 평소처럼 울쌍이 되었어.) 으으...어기고 싶어서 어긴 게 아니라니까요...? 히메 님도 참... ...이번에 정말로 돌아온다면... 크리스마스 파티...할 수 있겠죠?
 
마이아:네게 있어서 내가 첫번째였으면 좋겠는데. 이건 아직도 어렵지? (이 협주곡은 언제 끝날까. 애석하게도 제게는 음표를 적어내릴 빈 종이가 더이상은 없었다. 있다 해도 몇장 뿐. 아름다운 협주곡을 그만 끝내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하지만 그 사실을 네게 말할 수는 없어서, 입으로 꺼내지 않았다. 아마 너도 알겠지. 너는 곧 다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살아있는 한은.) 목표도 바보 같아. 세라는 근본이 바보인 거야? (작게 웃었다가,) 그래서 내가 널 좋아하게 된 거지만. (...) 좀 덜 바보 같았으면 좋았을 거라고, 내가 몇 번 생각했었을까. (아마도 저는 우리가 우리로 존재하는 한은 영원히 그럴 것이다. 이것이 제가 제 속에서 저와 같은 높이에 두고 시선을 똑바로 마주하는 것들은 성한 것이 없다는 생각에서 기인한 것인지, 단지 너는 나와 같은 높이에 있을 수 없다는 자기혐오에서 기인한 것인지는 알 턱이 없지만.) 자꾸 그러면 마이크로한테 따져서 너 퇴사시킬 거야. ...정말, ...(옛 사명을 입에 올리자 옅게 흘러나오는 웃음소리.) 너 말고 다른 사람이 희생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런 생각도 했었는데. (에보니와 나타샤를 떠올리고는,) 나타샤 꼴 보니까 그것도 영 보기 좋은 꼴은 아니더라고. 이럴 거면 그냥 차라리 확 멸망해버리는 편이 낫겠다. ... 넌 두고 못 보겠지만. (...) 그랬어? ...나 이전에 사람들이 왔었지 않아? (문득 천장을 쳐다봤다가, 고개를 다시 내렸다. 천천히 머리라고 생각되는 부분을 쓰다듬었고.) 그럼 어쩔 수 없지. 내가 잔뜩 온기를 나눠주는 수밖에. (네게 마지막으로 구원받았을 때에는, 나눠줄 온기가 없었는데 말이야. 혼자 그리 생각했다.) ...그러니까 포기하라고, 이대로 편해지자고... 나라면 그랬겠지만. (너와 같이 한 번 더 천장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네 주변의 음식들과 담요도.) 그렇게 말하긴 힘드네. (몇 명의 마음이 널 지지하고 있는가. 네 눈에도 보일 것이다.) 괜찮아, 실패해도. 그럼 저승에 있는 나랑 만나면 되는 거지, 뭐. 어차피 세계는 다 멸망한다며. (장난조로 말했다가 이내 목소리가 담담해진다.) 그래도 난 네가 해낼 수 있을 거라 믿어. 지금까지도 그랬고, 더이상 혼자가 아니잖아. 우리 둘만 있는 것도 아니고. (뭐라 말해줄 수 있을까. 항상 네게 포기를 종용하던 제가, 대체 무어라.) 그럼 기대는 하지 말아야겠네. ...뭐, 내가 기대 안 한다고 해도 밖의 나는 또 네가 사라지면 울면서 가지 말라고 소리소리 지르겠지만. 너랑 총 세 번 헤어지기 전의 나잖아. 아직 한 번밖에 안 헤어진. (아하하, ...) 약속을 못 지키게 되면, 잘 좀 달래줘. (울상이 된 널 보고 평소처럼 웃었다가, 이내 다시 머리를 쓰다듬었다. 평소보다 천천히, 달래듯.) 그래, 그래~. 압니다, 알아요. (...) 응, 할 수 있기를 바랄게. 언제나 변함 없는, 그리워마지 않던 나의 파트너.
 
짤그랑,
 
금속음 소리와 함께 모든 동전들이 모입니다.
 
코인05
 
마이아:결말까지 앞으로 한 걸음 남았으니까,
 
마이아의 손끝이 닿는 순간,
 
흉측하던 신체의 말단부터 세포의 갈래가 나뉘며 교차되고,
 
또 얽히며 인간의 신체로 변합니다.
 
내장을 뒤덮고 수복하는 피부,
 
또렷한 눈동자,
 
원래대로 돌아온 모발,
 
겹쳐 잡은 손끝이 천장을 향합니다.
 
마이아:너무 걱정하지 마.
 
PRESSANYKEY
 
닿은 자리부터 세라는 빨려들듯이 천장 안으로,
 
아니,
 
밖으로 향합니다.
 
마이아는 함께 가지 않습니다.
 
대신 당신에게 속삭입니다.
 
마이아:네가 나를 구했으니, 너는 내가 구할 거야.
 
re
 
───────  ───────
 
단순하고,
 
명료하지만,
 
너무나도 잊기 쉬운 사실.
 
당신을 망치는 건 당신을 알지 못하는 수많은 사람들이지만,
 
당신을 구하는 건 소수의 깊은 인연입니다.
 
세계를 구하고 싶다고 생각한 작은 계기가 떠오릅니다.
 
아,
 
그래…….
 
나는 그냥 당신이 이곳에 함께 살아있었으면 했구나.
 
SYSTEM : 광기 해제, 상실한 이성과 체력을 전부 회복합니다.
 
수백 명의 안드로이드가 거리를 활보하고 있습니다.
 
머리가 깨질 것처럼 아파옵니다.
 
누군가가,
 
아니,
 
무언가가 당신에게 말을 걸고 있습니다.
 
목소리의 출처는 세라가 쓰러져있던 연구소 뒷편,
 
실험관들이 나란히 선 자리입니다.
 
가까이 걸어간 세라는 데로록 굴러가던 눈동자와 눈이 마주칩니다.
 
SYSTEM : 핸드아웃 '알파형 크리쳐'가 공개됩니다.
 
이게크리쳐다마
 
그리고 눈앞에는 모든 실험관의 입구를 여닫는 개폐 버튼이 있습니다.
 
세라가 이를 누르면 모든 실험관들이 열리며 몇십 체의 크리쳐들이 탈출합니다.
 
그들은 일제히 당신의 앞에 몸을 숙이고 복종하는 자세를 취합니다.
 
우리들의 왕이시여, 무엇이든 좋으니 명령해주세요.
 
모든 크리쳐들은 그 존재를 긍정받습니다.
 
지금부터는 함께 싸울 시간입니다.
 
허공을 빙글빙글 돌며 반짝이는 중앙 관리 체제가 보입니다.
 
상자가 절반으로 나뉘어 갈리며 푸른 빛을 내뿜자,
 
천지가 진동하는 소리와 함께 행성이 더 빠르게 다가오기 시작합니다.
 
종말,
 
멸망,
 
세계의 끝이 다가온다는 절망,
 
패닉,
 
압도적인 공포,
 
가늠할 수 없는 긴장감이 안전지대에 내려앉습니다.
 
사격으로 쉴드를 파괴하기엔 지금 소지하고 있는 쌍수 무기는 사거리가 부족합니다.
 
좀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지 않으면 탄환이 목표까지 닿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주변에 높은 건물이라곤 보이지 않고,
 
X 제약 회사는 반쯤 부서져 있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용기 판정.
 
세라:
용기 Roll
기준치: 80/40/16
굴림: 65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은 스스로를 직면합니다.
 
스스로의 정체를,
 
그 어떤 말로도 형용할 수 없는 당신이라는 생명체를 받아들입니다.
 
그 존재를 긍정해준 사람들이 있었으니까.
 
끔찍한 괴물도,
 
선망의 대상이 된 용사도,
 
평범했던 누군가의 파트너도 전부 당신이라고,
 
그렇게 말하는 데까진 아주 많은 시간과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세라가 자신의 존재를 직면한 순간,
 
체내의 크리쳐 세포가 박동합니다.
 
당신이 원한다면,
 
되고자 하는 건 무엇이든 될 수 있습니다.
 
세라:(저는 무엇인가. 사람이 되고 싶어했던 괴물인가? 영웅인가? 평범한 사람인가? 겁쟁이인가? 도망자인가. 저는 무엇인지 정의할 수 없었다. 전부 다 제가 해낸 것이었으니까, 그러나 이제야 저는 스스로를 받아들일 수 있었다. 저는 영웅이자, 겁쟁이고, 수호자였으며, 크리쳐였고, 사람이었다. 그리고... 오야유비히메의 최고의 파트너였다.) ... 최초의 크리쳐 영웅. 세라 크루. 지금부터 지구 수호를 시작하겠습니다.(aoc대원이라는 낡은 타이틀은 집어던졌다. 그런게 없어도 저는 사람들을 지키고자 할거고, 누군가의 영웅이 되었으며, 누군가를 구원하고, 누군가를 살리며, 누군가의 손에 의해 저도 이끌려져 올라갔다.) (으드득 소리와 함께 뼈가 뒤틀리고 형체가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섬뜩한 소리가 나며 때로는 피부가 갈라지고, 다른 걸로 변했다가 다시 무형의 것이 되었다가, 차차 형태를 이루기 시작했다. 하늘하늘한 날개가 등에서 흩날리니 그는 새틴과도 같았다. 이 종말 직전인 세상에서 유일하게 희망을 머금은 푸른 하늘이 되고자,, 등에는 하늘을 심으니, 그 날개를 지탱하는 몸은 견고하디 견고한 육지와도 같았다. 자유로이 유영하는 천인지 날개인지 모를 것을 달고 단단한 비늘에 뒤덮인 몸체가 몸을 드러냈다. 순백의 모체 아래로 조류의 발이 돋아나고, 비늘에 덮인 꼬리는 길게 몸 뒤로 뻗어져 있었다. 번뜩이는 눈동자, 연하늘색의 부리. 그리고 가장 중요한 심장은 투명한 수정체로 덧씌워져 밖으로 살풋 돌출되어 있었으며, 한없이 벚꽃이 휘몰아쳤다. 진정한 제 모습을 끌어내고는 한 번 날개짓하니, 바닥에 내려 앉을 수 없는 벚꽃이 흐부꼈다. 너와, 저의 최후의 일격이었다.)
(다시 한 번 날개짓해보자. 이미 수십번이고 꺾인 날개를 그만 두려워하자. 우리는 항상 함께이니. 우리의 한계는 없다.)
 
세라는 땅을 세차게 딛고 날개를 펼칩니다.
 
푸른 하늘이,
 
또 무수한 벚꽃들이,
 
그리고 지금까지 얼굴을 마주하고 함께 했던 동료들이
 
세라를 땅에 떨어지지 않도록 받쳐줍니다.
 
세라에게 불가능은 없습니다.
 
아니,
 
우리에게 불가능은 없습니다.
 
세라의 날갯짓에 한 번 더 벚꽃이 흐부낍니다.
 
예전에 나타샤가 눈을 감고 잠든 그 나무 아래의 벚꽃을 닮은 꽃들이 나부낍니다.
 
당신의 몸은 단숨에 허공으로 떠오르고,
 
표적이 손에 잡힐듯 가까워집니다.
 
AOC 건물의 옥상을 보면 당신과 같은 타이밍에,
 
허공을 향해 총을 겨누는 마이아가 보입니다.
 
탄환이 쉴드에 때려 박히고
 
세라는 날개짓으로 가볍게 땅바닥을 딛고 앉습니다.
 
여태까지 알지 못했던 경지가 보입니다.
 
당신은 더 강해질 수 있습니다.
 
때마침 마이아에게서 무전이 옵니다.
 
마이아:'쉴드 파괴 완료. 방해가 좀 있었지만 어떻게든 됐어. 그쪽은?'
 
세라:곧 있으면 부숴질 거예요!
 
세라의 말과 동시에 쉴드가 부숴져 날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마이아:'응, 봤어. 조심해, 중앙 관리 체제는 아직 부술 방법이 없잖...'
 
짧게 연락을 주고 받던 중,
 
휴대용 기기가 탄환에 맞아 박살납니다.
 
총을 내려둔 나타샤가 이쪽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옵니다.
 
부서진 잔해 위로 코트자락이 흩날리고,
 
저 너머에 뒤따라 오는 교주의 모습이 작게 보입니다.
 
쉴드가 부서졌음에도 중앙 관리 체제는 흉흉하게 빛나며 더욱 더 빠르게 행성을 이쪽으로 끌어옵니다.
 
중앙 관리 체제의 파괴는 '일반 탄환'으로는 어렵겠습니다.
 
예전에 세라가 이것을 부쉈을 때에도 미고가 준 특수 탄환이 있었기 때문이잖아요?
 
따라서,
 
이 모든 일을 막고 싶다면 중앙 관리 체제와 연동된 나타샤를 살해해야 합니다.
 
잊지 않았겠죠?
 
저 상태의 나타샤는 이미 로스트된 상태나 마찬가지라는걸.
 
WARNING : 전투 발생!
 
BOSS :: 나타샤
 
SYSTEM : 전투는 일반 룰로 진행됩니다. 세라>나타샤 순으로 진행됩니다.
 
‘직면' 판정에 성공한 세라는 크리쳐로서의 자신을 받아들였습니다.
 
더 이상 능력을 사용할 때 거부감은 없으며,
 
당신 안의 크리쳐 역시 기꺼이 당신에게 힘을 빌려줄 것입니다.
 
SYSTEM : 얼음 방패와 눈의 검이 각각 +1d8로 상향됩니다.
 
전투가 시작됩니다.
 
세라의 턴.
 
세라:
대 크리쳐 살상용 무기 (근거리 개량)
기준치: 65/32/13
굴림: 76
판정결과: 실패
피해: 4
 
세라의 칼이 빗나갑니다. 아무래도 집중하고 다시 공격해야 할 것 같습니다.
 
SYSTEM : 나타샤, HP 감소 없음. 총 HP 15.
 
나타샤의 턴.
 
세라:(근거리 모드로 바꿔 공격했지만 빗나갔어. ...다음에는 빗나가면 안 돼.)
 
나타샤:이 모든 행동에 무슨 의미가 있죠? 크리쳐가 있는 세계는 모두 멸망하는데, 어째서 지키려고 하는 거냐고요. (중앙 관리 체제로 총을 소환해서 널 조준했다.)
크리쳐 대 살상탄
기준치: 95/47/19
굴림: 19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8
 
세라:
회피
기준치: 49/24/9
굴림: 1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방패
4
무의미 하지 않아요. 이번 세상도 멸망한다는 보장이 없으니까요!(방패로 날아오는 총알들을 일부 막아냈어.)
 
나타샤가 쏜 크리쳐 대 살상탄 한 발에 살짝 스칩니다.
 
SYSTEM : 세라, HP 경감으로 인해 HP -4.
 
세라의 턴.
 
세라:
대 크리쳐 살상용 무기 (근거리 개량)
기준치: 65/32/13
굴림: 5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6
 
나타샤:
회피
기준치: 50/25/10
굴림: 3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세라:검
8
 
나타샤가 세라의 검을 피하지 못하고 치명상을 받습니다.
 
SYSTEM : 나타샤, HP -14.
 
세라:(허점을 파고든 후 칼을 휘둘러 치명상을 입히고는 몸을 물렸지.) ...어떻게든 해낼 거예요.
 
───────  ───────
 
나타샤:압니다, 이런다고 에보니가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쯤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게 다 무슨 소용이죠? 어차피 에보니는 이런 저를 용서하지 못할 거고, 죽음 뒤에는 지옥의 끝자락만이 반겨줄 텐데.
그럴 거라면 한 사람이라도 더 길동무로 삼을 뿐이에요. 그러면, 적어도…
그 인파 속에 묻혀 얼굴이라도 한 번 볼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소중한 사람을 잃어본적 없는 당신이 과연 내 생각에 조금이라도 공감할 수 있겠습니까?
 
교주가 품에서 마도서를 꺼내 영창합니다.
 
나타샤가 검은 형체가 되어 크게 부풀어 오르더니,
 
이내 인간의 모습을 잃고 괴로운 듯 울부짖습니다.
 
……어쩌면 당신이 될 수도 있었던,
 
혹은 마이아가 될 수도 있었던 이야기.
 
이성 판정.
 
세라:
SAN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2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SYSTEM : 세라, 이성 1 감소.
 
SYSTEM : 핸드아웃 '징벌자 나타샤'가 공개됩니다.
 
나타샤시트
 
전투를 재개합니다.
 
세라의 턴.
 
세라:잃어본 적 없는 건...당신이 본 세라의 이야기죠. 하지만 저는 세라 크루. 무수히 많은 이야기를 넘어 온 세라 크루예요.(마음도 형태도 잃은 것에 총구를 겨눴어.)
대 크리쳐 살상용 무기 (장거리)
기준치: 65/32/13
굴림: 2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5
검
1
 
징벌자 나타샤:
회피
기준치: 50/25/10
굴림: 28
판정결과: 보통 성공
 
나타샤는 세라가 쏜 총을 회피하지 못하고 정통으로 맞습니다.
 
SYSTEM : 나타샤 HP -6. 남은 HP 18.
 
나타샤의 턴.
 
징벌자 나타샤:... (중앙 관리 체제로 무언가 형체 없는 것을 소환해 집어던진다.)
단죄
기준치: 65/32/13
굴림: 39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8
 
세라:
회피
기준치: 49/24/9
굴림: 2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무엇이 날아오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이 위험하다는 것은 자명합니다.
 
세라는 나타샤의 공격을 회피합니다.
 
SYSTEM : 회피로 인한 HP 감소 없음.
 
세라의 턴.
 
세라:
대 크리쳐 살상용 무기 (장거리)
기준치: 65/32/13
굴림: 2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7
대체 무슨... 저런 거에 맞으면 큰일나겠어요...
검
2
 
징벌자 나타샤:
회피
기준치: 50/25/10
굴림: 1
판정결과: 대성공
 
나타샤가 세라의 탄환을 완벽하게 피합니다.
 
저런 거대한 몸집으로 어떻게...
 
세라:엄청 몸집이 날쎄네요... 하긴 최종보스니 이정도는 당연한 걸까요...?
 
SYSTEM : 나타샤, 회피로 인한 HP 감소 없음. 총 HP 18.
 
나타샤의 턴.
 
징벌자 나타샤:... (다시 한 번, 네게 형체 없고 검은 것을 던졌다.)
단죄
기준치: 95/47/19
굴림: 1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17
 
세라:
회피
기준치: 49/24/9
굴림: 67
판정결과: 실패
방패
7
 
SYSTEM : 세라, 모든 HP 소진. 사망.
 
세라는 일격을 맞고 쓰러집니다.
 
다만, 세라는 크리쳐이기 때문에 그 즉시 부활합니다.
 
언젠가의 마이아처럼.
 
정신력 판정.
 
세라:
정신
기준치: 60/30/12
굴림: 1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신체 일부가 크리쳐처럼 변하는 일 없이 멀쩡하게 부활합니다.
 
세라의 턴.
 
세라:...죽는 건 익숙하거든요?
 
징벌자 나타샤:...
 
세라:
대 크리쳐 살상용 무기 (장거리)
기준치: 65/32/13
굴림: 2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6
검
4
 
징벌자 나타샤:
회피
기준치: 50/25/10
굴림: 65
판정결과: 실패
 
SYSTEM : 나타샤, 회피 실패. HP -10. 총 HP 8.
 
나타샤의 턴.
 
징벌자 나타샤:... ... (다시 한 번 더.)
단죄
기준치: 95/47/19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19
 
세라:
회피
기준치: 49/24/9
굴림: 26
판정결과: 보통 성공
방패
6
 
징벌자 나타샤:...
단죄 Roll
기준치: 80/40/16
굴림: 80
판정결과: 보통 성공
 
나타샤가 세라를 단죄합니다.
 
SYSTEM : 세라, HP 전부 소진. 사망.
 
세라는 다시 일어섭니다.
 
여기에서 멈춰 설 수는 없습니다.
 
정신력 판정.
 
세라:
정신
기준치: 60/30/12
굴림: 94
판정결과: 실패
 
세라의 몸 일부분이 금속형 크리쳐처럼 변해버립니다.
 
세라:말했잖아요. 죽는 거 익숙하다고요.(금속형 크리쳐처럼 변해버린 몸을 무감하게 봤어. 괜찮아, 나는 아직 세라니까.)
 
징벌자 나타샤:... ... ...
 
세라의 턴.
 
세라:
대 크리쳐 살상용 무기 (장거리)
기준치: 65/32/13
굴림: 55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7
검
1
 
징벌자 나타샤:
회피
기준치: 50/25/10
굴림: 81
판정결과: 실패
 
나타샤가 세라의 공격을 회피하지 못하고, 세라의 총알에 꿰뚫려 주저앉습니다.
 
전투가 종료됩니다.
 
세라:(해치웠나?)(말하면 플래그 세워질까봐 속으로만 생각중...)
 
나타샤였던 생명체는 바닥에 쓰러져 천천히 흩어집니다.
 
듣기 판정.
 
세라:
듣기
기준치: 45/22/9
굴림: 81
판정결과: 실패
 
미약한 흐느낌이 들립니다.
 
아마 나타샤라면, 이렇게 말했겠죠.
 
징벌자 나타샤:에보니…….
나도, 데려가……. 곁에, 있게…
파트너…… 잖아….
 
마침내 흩어져 사라집니다.
 
사로잡혀 괴로워하던 동료는 당신의 손으로 끝냈습니다.
 
나타샤도,
 
에보니도 분명
 
당신에게 고마워할 거예요.
 
뒤를 돌아보면,
 
교주였던 존재는 나타샤의 폭주에 휘말려 사망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당신에게 그토록 심한 짓을 저지른 존재이지만,
 
그 기반에 무한한 동경과 열망이 있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마냥 미워하기 힘듭니다.
 
───────  ───────
 
나타샤가 소멸해도 중앙 관리 체제는 멈추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제 하늘은 거대한 행성으로 가득찬 상태입니다.
 
정신력 판정.
 
세라:
정신
기준치: 60/30/12
굴림: 2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마이아가 연동되었던 건 10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이어져 있었기 때문이라는 과거의 사실을 일부 기억해냅니다.
 
그렇다면,
 
미고의 도움이 없는 지금 저걸 막을 방법은 없습니다.
 
멀지 않은 곳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립니다.
 
오데트를 업은 콘라드가 이쪽으로 다가옵니다.
 
콘라드:상황은 어떻습니까? 막을 수 있겠어요?
 
세라가 부정적으로 대답하면,
 
오데트가 콘라드에게 내려달라는 제스쳐를 취한 뒤 천천히 내려옵니다.
 
그는 그것조차 숨이 찬 듯 한참을 헐떡거립니다.
 
바닥이 난 생명력과 변해버린 외형은 분명 세라를 원래 있던 차원에서
 
이쪽 세상으로 끌고 오느라
 
오데트의 능력을 추출, 변형 및 확대하면서 일어난 비극이었습니다.
 
오데트:상황은 조사 보고랑 드론 촬영으로 대충 들었어. 크리쳐가 존재하는 세계라면 어디서도 멸망의 법칙은 깨지지 않았고, 당신은 여기 사람이 아니라는 것까지.
어쩌면 해결 방안이 있을지도 모르겠어.
멸망의 법칙은 깨지지 않았다는 말, ‘크리쳐가 지구에 존재하지 않는 세계'는 다르다는 거잖아. 그곳에는 모든 답이 있겠지. 그리고…….
 
무언가 설명하려는 듯 입을 열던 오데트는,
 
문득 다시 입을 닫고 침묵을 지킵니다.
 
그 말에 기억을 되짚어봅니다.
 
오데트는 세라의 얼굴을 물끄러미 응시합니다.
 
오데트:그쪽이 멸망하지 않았다면, 당신을 기다리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네.
 
그 말에 세라는 무의식적으로 마이아의 얼굴을 떠올립니다.
 
말은 이어집니다.
 
오데트:이곳 사람도 아닌 당신이 여길 구하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할 필요는 없어.
누군가를 구하고, 돕고, 살리는 것은 의무가 아니고, 그 누구도 강요할 수 없지. 세계 멸망과 수많은 사람의 목숨이 걸려 있다고 하더라도, 가장 중요한 건…….
당신 그 자체.
 
그리고 오데트는 당신에게 묻습니다.
 
오데트:당신을 불러온 건 나의 능력이니, 돌려보내는 것도 내가 해야 마땅해.
그러니 나는 신경 쓰지 말고 당신이 진심으로 원하는 선택을 해봐.
 
콘라드:오데트, 더 이상 능력을 쓰면…….
 
그 말을 들은 콘라드가 사색이 되어 말리지만,
 
오데트:이건 내 권리, 그리고 내가 정하는 마지막이야.
 
오데트는 강경합니다.
 
오데트의 능력도 한계에 다다르고,
 
세라도 단 한 군데 밖에 고를 수 없습니다.
 
세라, 선택의 시간입니다.
 
이 순간에도 행성은 다가오고,
 
도움을 구하는 목소리가 당신의 발목을 잡습니다.
 
하지만 결국 어디에서,
 
누굴 위해,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는
 
온전히 당신의 몫입니다.
 
원래 있던 세계로 돌아 가겠습니까?
 
아니면 더 머나먼 곳으로 떠나겠습니까?
 
당신의 고향, 당신이 있던 세계는,
 
이 세계보다 시간이 아득하게 많이 흐른 곳, 멸망했다는 증언까지 들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고,
 
어떻게 그곳에서 끌려오게 되었는지,
 
정확한 정황은 기억나지 않습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그곳에 아직 당신을 기다리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것뿐.
 
더욱 더 머나먼 곳,
 
세라는 어쩌면 돌이킬 수 없는 여행을 떠나게 될 수도 있습니다.
 
크리쳐라는 매개를 접한 모든 문명이 스러지고 멸망하는 이유를 찾아내고,
 
그 모든 차원을 구해낼 수 있는 사람이
 
당신 외에 또 있을까요.
 
운명은 끊임없이 박동합니다.
 
돌아가봤자 멸망하는 세계라면,
 
'히메'를 구해야 합니다.
 
세라:저는... 돌아가지 않아요. 아직 누구도 구하지 못 했는데 돌아가면 무슨 의미겠어요? 저와 히메 님은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함께예요. 설령 시공간조차 달라졌다고 해도...그리고 우리는 파트너잖아요. 지금 당장이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만날 수 있을거예요. 반듣시 말이에요.
 
세라는 약속을 지키지 못합니다. 돌아가지 않기로 결정합니다.
 
───────  ───────
 
오데트:새로운 좌표를 찾아, 셀 수 없이 많은 경우의 수를 뚫고 나아가야 해. 나는 한없이 약해져 있으니까……. 안타깝지만 나 혼자서는 할 수 없어.
 
창백한 안색으로 잠자코 있던 콘라드가 자신의 손을 내밉니다.
 
콘라드:나를 써. 오데트, 그게 네가 고른 정답이라면 전적으로 너를 믿을게.
 
오데트가 적막을 지키다 대꾸합니다.
 
오데트:둘로도 부족할 거야. 차라리 뭔가 다른 대책을…….
 
그때,
 
구석에 숨어있던 어떤 사람이 손을 듭니다.
 
구출된 시민들:저기, 여태까지 지켜봤는데요, 저라도 괜찮으면 써주지 않으실래요?
 
아주 평범한,
 
처음 보는 얼굴입니다.
 
구출된 시민들:당신이 싸우는 거 계속 숨어서 지켜봤어요. 구해주셔서 감사해요.
 
그 사람의 말을 끝으로,
 
우물쭈물대던 사람들이 하나 둘씩 대피소에서 빠져나옵니다.
 
구출된 시민들:지켜야 할 가족이 있으니까, 내 목숨 하나로 끝난다면…….
정말로 구해주시는 거죠? 정말이죠……?
어차피 멸망 때문에 죽을 거라면 걸어보는 게 나을 것 같아요.
 
주변으로 수십 명의 사람들이 모여듭니다.
 
오데트는 주변을 둘러보곤 고개를 작게 젓습니다.
 
오데트:아직 부족해. 세라는 안전 지대의 테러로 소환됐으니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필요한지는 알고 있겠지?
 
그때,
 
안드로이드들이 걸어옵니다.
 
진압용 인력인가 싶어,
 
경계해 총을 들어도 그들은 빈손입니다.
 
그들은 전부 생전의 기억이 있는 고인의 안드로이드들입니다.
 
안드로이드:이야기는 다 들었습니다. 부디 저희의 전력도 써주세요.
어차피 나타샤 씨의 명령에 의해 원치 않게 많은 사람들을 해친 몸입니다.
 
반대편에서는 종교에 속했던 사람들 일부가 아주 조금씩 나옵니다.
 
흰 로브를 입은 사람들:저희는 그저 당신을 존경한다는 이유만으로 종교에 들어갔으나, 뜻이 맞지 않아 테러에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미력하게나마 저희 단체가 속죄하게 해주세요.
 
좋게 말하자면 헌신적인 희생양,
 
나쁘게 말하자면 자살 희망자들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그들은 당신을 믿고 뒤를 잇습니다.
 
후세가 존재한다면,
 
그들 역시 영웅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오데트가 문을 천천히 엽니다.
 
하나 둘씩 바닥으로 쓰러져,
 
곧 A시의 거리는 평온한 표정으로 눈을 감은 시체들로 가득 찹니다.
 
허공에 반짝이는 선이 긴 직사각형을 이루고,
 
짙은 나무색의 문짝이 달립니다.
 
손잡이는 정교하고 아름답게 조각되어 있습니다.
 
문이 완성되었을 때,
 
거리에 남은 사람은 오데트와 세라 둘 뿐이었습니다.
 
오데트:크리쳐라는 매개가 곧 멸망으로 이어지는 이유를 찾아. 당신이라면 할 수 있어.
 
입가에서 피가 흐릅니다.
 
오데트는 당신을 향해 한 번 웃고는,
 
콘라드의 옆으로 천천히 눕듯 쓰러집니다.
 
이제 당신은 홀로 남았습니다.
 
세라:...반드시 찾아낼게요.
 
문을 열까요?
 
세라:(무수히 많은 생명을 짓밟고 와, 무수히 많은 생명을 다시 딛고 다음 여행지로 떠나야했다. 이번이 저번과 다른점을 꼽으라고 하면... 정말로 짓밟은 게 아니라 모두가 스스로 내려놓고 시신으로 탑을 쌓아,별에 닿게 해주었다는 점정도.)얼마나 더 많은 곳을 여행하고, 더 많은 죽음을 보고, 더 많은 괴로움을 겪을까요... 그럼에도 저는 사람을 구하고 싶어요. 그게 좋아요.(문고리를 잡았어.)
 
문고리를 잡아당기는 순간,
 
세라는 깨닫습니다.
 
이 문,
 
힘이 부족합니다.
 
아무리 잡아당겨도 열리지 않는데다가 곧 사라질 것입니다.
 
정신력 판정.
 
세라:
정신
기준치: 60/30/12
굴림: 1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당신은 한 가지 사실을 깨닫습니다.
 
당신은 알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가장 강력한,
 
무생물의 에너지원을.
 
허공에서 빛나며 행성을 끌어당기는 중앙관리체제.
 
비록 저걸 이용한 사람은 반드시 파멸을 맞이했지만,
 
이 상황에 이것보다 더 적합한 것은 없을 것입니다.
 
문을 완성할 수 있는 사람이 이제 없는 지금,
 
세라에게 선택권은 없습니다.
 
자,
 
중앙 관리 체제를 받아들이고 문을 열겠습니까?
 
아니면 마지막 남은 존엄성을 선택하겠습니까?
 
세라:결국 돌고돌아 제가 받아들여야 하나봐요... 제가 과연 지배당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잘 모르겠네요...(홀로 말을 잇다가) 저를 위해 죽어준 이들을 무시하고 제 존엄성만 지킬 수는 없어요.
 
세라가 그것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면,
 
계약의 시간입니다.
 
SYSTEM : 핸드아웃 '계약'이 공개됩니다.
 
눈알료나
 
손바닥 위를 구르던 눈알이 푸른 빛과 함께 허공으로 떠오릅니다.
 
그 빛은 중앙 관리 체제와 이어지고,
 
복잡한 형태의 사각형 기계는 모습을 재조합해 빛나는 작은 구체를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세라의 정신과 중앙 관리 체제가 연동됩니다.
 
아자토스의 정신 침식이 시작됩니다.
 
머릿속으로 중앙 관리 체제의 연산이 밀려 들어옵니다.
 
이성 판정.
 
세라:
SAN Roll
기준치: 59/29/11
굴림: 10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SYSTEM : 세라, 이성 1d100 감소.
 
세라:100
 
SYSTEM : 세라, 이성 100 감소.
 
새 하얗게 빛나는 빛의 기둥 속,
 
입고 있던 제복의 바람막이가 겉부분부터 녹아내려 길게 늘어집니다.
 
그 기장과 모습은 마치 새하얀 코트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흐릿해진 정신 너머로,
 
주변에 있던 모든 이들의 시체가 보입니다.
 
그들은 분명히 당신의 곁에 있습니다.
 
그리고,
 
마이아가 당신의 앞에 있습니다.
 
먼 거리를 달려 온 듯 땀에 젖은 채로 이 상황을 황망하게 지켜봅니다.
 
만약, 되살릴 수 있다면.
 
상처 주지 않을 수 있다면,
 
그리운 그때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시야의 절반이 노이즈 낀 것처럼 혼탁하고 역겹습니다.
 
바닥에 나타샤가 착용했던 안대가 떨어져 있습니다.
 
이걸 쓰면 시야에 익숙해지는데 한결 편해질 것 같아요.
 
마이아:세라,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왜 네가 그런 꼴을 하고 있는 건데?
말 좀 해봐. 설명 좀 해줘, 어서...
 
세라:...히메 님. 이래서 안대를 꼈던 거군요...(조용히 안대를 들어 안대를 착용했어.)
 
마이아:전부 네가 이런 거야?
아니지...?
 
문이 열립니다.
 
세라:...전부 제가 그랬다면 제가 그런거고... 아니라고 하면 아닌 거겠쬬.
 
이제는 정말 시간이 없습니다.
 
마이아:약속 지킨다면서!
 
당신은 이제 헤어져야 함을 직감합니다.
 
세라:저는 이제 다음을 위해 가야해요. 멸망에서 멀어지는 유일을 찾기 위해...
 
마이아:어디 가는데, 잠깐... 대답해!!!
 
그 목소리를 마지막으로,
 
세라는 문 너머로 걸어 들어갑니다.
 
정신병전염
 
세라:어딜까요. 히메 님이 계신 곳일까요? 안 계신 곳일까요...(닿지 않는 목소리임을 알면서도 흘리며 걸어들어갔다.)
 
이 아득한 순례의 처음과 끝을 당신에게 바칩니다.
 
이것은 틀림없는 괴물예찬론.
 
───────  ───────
 
세라는 차원의 틈바구니에서 당신에게 속삭이는 목소리를 듣습니다.
 
“어떤 기분이신가요? 이제 정말 당신은 한 차원의 위의 존재가 되었습니다.”
 
“이제 필요 없는 것은 제가 가져가도록 하겠습니다.”
 
SYSTEM : 핸드아웃 '인공 아자토스'가 공개됩니다.
 
세라시트
 
가장 강력한 크리쳐,
 
그리고 인간인 당신은 아자토스의 능력을 고스란히 받아냅니다.
 
그 어떤 중앙 관리 체제의 주인들 중에서도 가장 완벽하게 융합을 해낸 끝에,
 
새로운 신화생물이 탄생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당신입니다.
 
아자토스로 완전히 변하고 생각까지 물드는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서둘러야 합니다.
 
당신에겐 사명이 있습니다.
 
하지만,
 
잠깐의 여유는 괜찮겠죠.
 
허공에 있는 수백 개의 문들 중에서 익숙한 모양의 문이 보입니다.
 
두 사람의 집,
 
크리스마스 리스가 달린 현관문입니다.
 
따스한 온기가 당신을 맞이합니다.
 
입고있던 옷은 어느덧 크리스마스 니트로 바뀌어 있습니다.
 
거실에서는 TV 소리가 들리고,
 
탁자 위에는 따뜻한 컵이 있습니다.
 
당신은 그래야 한다고 정해진 것처럼 컵을 들고 문 밖으로 나옵니다.
 
시시한 클리셰 영화의 일부가 흘러나오고,
 
마이아는 소파에서 자고 있습니다.
 
홀린 듯이 자다 깬 그가 이쪽을 쳐다봅니다.
 
놀란듯,
 
겁먹은 듯한 표정이 잠시 주변을 둘러보다 창문 밖을 봅니다.
 
창문 밖에는 세라의 것과 같은 색의 눈이 빛나고 있습니다.
 
수십, 수백 개의 세계선,
 
그리고 어쩌면 우리는 같은 운명을 주고 받으며 빙글빙글 돌고 있었을지도 몰라.
 
그러니 이건 당신이 두고 온 사람에게 보내는 선물입니다.
 
당신은 마이아가 이 문 밖을 나가면 어김없이 괴로워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날의 당신도 그랬을까요?
 
마이아:...세라? (소파에서 몸을 일으켰다.)
 
세라:...히메 님. 무슨 일 있으세요...?
 
마이아:아니, 그냥... 어쩐지 우리 둘 역할이 바뀐 것 같아서. (앉을래? 소파 옆 자리를 톡톡 건드렸다.)
 
세라:기분탓일 거예요...~(푸스스 웃고는 쪼르르 소파 옆자리로 가서 앉았어.) ...악몽이라도 꿨어요?
 
마이아:그런가, 이상하네~... (소파 옆자리에 앉은 네게 자연스레 기댔다.) 악몽이라고 해야 하나. 세라가 또 약속 안 지키는 꿈 꿨거든. ...새하얀 코트를 입고, 난 뒤돌아보지도 않고, ...그렇게 가는 꿈.
 
세라:되게 신기한 꿈이네요...?(제게 기대는 너를 보고 저도 살살 쓰다듬었어. 네가 해줬던 것처럼.) ...약속 지키고 싶었는데 쉽지 않았었나봐요. 꿈 속의 세라도요...
 
마이아:신기한가? 세라도 이런 꿈 꾸면 그런 생각 안 들걸. 내가 안대 끼고 검은 코트 입고 세라는 뒤돌아보지도 않고 간다고 생각해 봐. 완전 끔찍하잖아. (네가 쓰담아주는 손길을 얌전히 느끼다가,) 세라는 꿈 속에서도 내 약속을 한 번 안 지켜주는구나~... ...파트너 맞아? (작게 푸슬 웃었다.) 장난이야.
 
세라:그런 꿈...아주 예전에 꿨던 것도 같아요. 그때는 끔찍하기만 하고 꿈 속의 히메 님이 왜그랬는지 이해가 안 갔는데... 지금은 조금 이해가 될 거 같아요 왜 그랬는지...(푸슬푸슬 웃으면서 다정한 공간에 녹아드는 이 모든 게 낯설기만 했어. 가장 익숙했어야 했는데, 가장 낯설었지. 피에 찌들고 추위에 떨지 않는 나날...) 파트너 맞아요. 히메 님을 구하고, 세상을 구하기 위해 저는... 어떤 것이든 해낼 거니까요.
 
마이아:그게 이해가 된다고? (네 말에 고개를 기울였다. 이내 눈을 깜빡이다가 꾹 감고는,) 내 꿈 속의 세라도, 세라 꿈 속의 나도 각자 사정이 있었던 걸까. (따듯한 집에서, 네가 옆에 있고, TV에서는 시시한 클리셰 영화가 나오고... 이런 삶을 얼마나 바랐더라. 네게 몸을 더 기대고 안주하고 싶어진다.) 또, 또. 그런 소리. 나랑 있을 때는 세상같은 거 금지어야. (옆에 놓여 있던 하늘색 토끼 인형에 눈을 살짝 돌렸다가, 그걸 집어서 네 손에 올려주었다.)
 
세라:각자의 사정이 있었다고 생각하니 얼추 납득이 되더라고요. 꿈에서 막상 받아들일 때는 힘들었지만요...(잠깐의 휴식이라서 더 다디달게 느껴졌다. 입 안에서 순식간에 녹아 사라질 솜사탕처럼 달고, 덧없는...) 으으...알겠어요. 세상이니 뭐니 이야기 안 할게요... (그러다 제 손에 또 하늘색 토끼인형을 쥐어주는 걸 보고 웃으며 꼭 안았다.) 히메 님은 저한테 이거 주는 걸 참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마이아:세라는 가끔 보면, 도망이란 걸 칠 줄 모르는 것 같다니까. (이어 네게서 머릴 떼고 두 손으로 안아들어 제 무릎에 앉히더니 꼬옥 안았다.) 좀 외면해도 괜찮을 텐데. (따듯한 온기가 이리도 새하얗게 느껴지는 건...) 그래, 그래. 다른 사람들이랑 있을 때에는 상관 없으니까. (설원에 너무나도 오래 있었던 내 착각인가.) 닮았으니까. 핑크색 토끼인형을 안겨줄 걸 그랬나. (네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안 되겠다. 나랑 닮았어도 질투나. (중얼중얼.)
 
세라:(얌전히 네 손길에 따라 품에 안 겼어.) 도망치기에는 너무 멀리 와버려서 그런걸지도 모르죠... 외면하기에는 너무 크고요. (설원 속 유일한 온기. 이 집이 따뜻해서 피어나는 게 아니라 둘이 안온 속에 잠들 수 있기에 피어나는 온기겠지. 수백, 수천의 세게선중 단 하나밖에 없을지도 모르는 곳...) 알겠어요. 히메 님 말 들을게요.(나랑 닮았어도 질투난다는 말에 또 웃었어.) 히메 님 질투가 너무 많은 거 아니에요? 괜찮아요. 아무리 크고 푹신푹신한 토끼 인형이어도 히메 님이 제일 좋을 테니까요.
 
마이아:진작 너한테 외면하라고 어거지로 끌고 갔어야 했는데. (설원 속 유일한 온기. 우리 둘이 만들어 낸, 단 하나의... 하지만 이 온기에서 벗어나야 함을 안다. 네가 언제나 그랬듯, 이제는 제가 널 구할 차례니까.) ...정말? (하지만 조금만 더... 이 온기에 안주할 수는 없을까.) 그럼 다음에는 분홍색 토끼로 안겨 줄게. (말 끝에 좀 더 꼬옥 껴안았다.)
 
세라:...좀 더 시간이 많았음 좋았을 텐데 말이에요 그쵸?(기어이 저는 또 네게 실망을 안겨줬다. 약속을 깨고, 저는 더 먼 곳으로 가버렸다. 그 이유에 대의가 있다고 해도, 너를 져버린 것이 합리화될 수는 없었다.) 돌고 돌아서...한 지점에서 다시 만났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다시 만나면...또 이렇게 같이 파티하고 있어주실 거죠?(그 품에 안겨, 다음을 논했다. 다음이 정작 올지도 모르면서. 너는 말했지, 제가 너를 구했다고. 아마 너는 제가 아무리 뭐라고 해도 저를 구하겠다고 이곳에서 나갈 게 뻔했다. 우리는 다시 다른 길을 걷는다. 최고의 파트너임에도 항상 엇갈리는 우리는... ...) 그때는 분홍색 토끼 인형도 사주세요...
 
마이아:...곧 끝날 것 처럼 말하지 마, 세라. (널 안고 있는 팔에 힘이 들어갔다. 어깨가 떨린다. 또 너랑 몇 번의 약속을 해야, 대체 얼마나 많은 기약을 해야 널 다시 볼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네 이름을 다시 부를 수 있을까. 나는 그런 방법은 모른다. 그건 지금까지 전부 다, 네 역할이었으니까.) ...응. 세라, 네가 원한다면 언제든. (주고 있던 힘을 풀었다. 널 소파에 내려놓는다. 꿈 속에 안주해봤자 되는 건 없다고, 네가 내게 알려준 바 있다.) (아마도 우리는, 너무 잘 맞아서 항상 엇갈리는 건지도 모른다. 퍼즐 조각이 그렇듯이. 서로 모양은 정반대니까.) ...세라가 좋아할 만한 걸로 사줄게. (...) 이제, 나가봐야 할 것 같아.
 
마이아가 문 앞으로 걸어가 섭니다.
 
떠나는 마이아에게 마지막으로 해 줄 말이 있지 않나요?
 
세라:히메 님... 다녀와요...! 꼭...다시 만나요.
 
다녀올게
 
센서등이 밝아지고,
 
나가는 소리가 들리고,
 
다시 꺼집니다.
 
크리스마스 조명이 반짝이는 방에 당신은 혼자 남겨졌습니다.
 
그저,
 
혼자.
 
새하얀 코트를 입은 사람이 돌아봅니다.
 
그 사람은 당신입니다.
 
자, 이제 남은 시간은…
 
END. Time limited.
 
세라, 로스트?
 
2023. 02. 12.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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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
 
마이아:진짜수고하셨어요~
 
세라:ㅅㅂ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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